전호환 동명대 총장이 말하는 글로컬 전략 “두잉(Do-ing), 국제화, 현장 인턴 3학기제”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4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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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대 총장을 역임한 전호환 동명대 총장은 국립대와 사립대 간의 다양한 차이를 체험하며 대학 경영에 나서고 있다. 전 총장은 
“대학 내부 혁신과 대학을 성장 동력으로 인식하는 정부 정책이 어울릴 때 진정한 글로컬 대학이 나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사진
 제공=동명대
부산대 총장을 역임한 전호환 동명대 총장은 국립대와 사립대 간의 다양한 차이를 체험하며 대학 경영에 나서고 있다. 전 총장은 “대학 내부 혁신과 대학을 성장 동력으로 인식하는 정부 정책이 어울릴 때 진정한 글로컬 대학이 나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사진 제공=동명대
윤석열 정부의 120대 국정과제에는 ‘창의적 교육으로 미래 인재를 키워내겠다’는 약속이 있다. 이 약속에 따라 교육부가 추진하는 5개의 국정과제 중 하나는 ‘이제는 지방대학 시대’이다. 9월 발표 예정인 글로컬 대학 선정에도 지방대학을 육성해 국가 균형 발전의 동력으로 삼으려는 정부의 강한 의지가 들어 있다.

정부는 우선 10개의 지방대학을 글로컬 대학으로 시범 선정해 5년간 1000억 원을 지원하고 앞으로 30개까지 늘릴 계획이다. 지방대학들은 글로컬 대학 선정에 사활을 걸고 있다. 대학 혁신, 재정 충족, 인지도 향상에 도움이 되는 등 부수 효과가 상당하기 때문이다. 6일 전호환 동명대 총장을 만나 글로컬 대학 구상을 들어봤다.

● 동명대의 전략은 무엇인가.

“혁신과 지속 가능성이다. 혁신은 국내 최초로 시도한 무학년·무학점·무티칭 등 3무(無)를 바탕으로 한 두잉(Do-ing)대학과 한 해 3학기 프로그램이다. 지속 가능성은 외국 유학생이 정원의 50%가 되도록 국제화하고, 캠퍼스에 경상국립대 동물병원 분원 설립과 작년에 신설한 반려동물대학을 기반으로 펫파크 등을 활용한 수익사업을 확대해 안정적인 재정을 확보하는 것이다.”

● 두잉대학 확산과 1년 3학기제 실시가 왜 혁신인가.

“두잉 대학과 1년 3학기제는 밀접한 관련이 있다. 두잉에서 강조하는 건 어떤 세상이 와도 살아남는 힘이다. 실천적인 힘을 말하는 것인데 강의실에서 이뤄지는 주입식 교육으로는 길러질 수 없다. 세상에 나가 부딪치고 실패하면서 자신만의 경험을 축적해야 한다. 과거의 틀을 벗어나기 위해 어떤 것이라도 해보자는 생각이 두잉 대학의 3무에 들어 있다. 3학기제는 수업-인턴-수업으로 구성돼 있는데 산업체의 유급 인턴이 필수다. 현장 실무를 익히고 현장의 과제를 캠퍼스로 가져와 교수와 함께 문제 해결 능력을 기른다. 필요하면 학기를 더 확대해 나갈 것이다.”

● 입학 정원의 반을 외국 학생으로 채우려는 이유는 무엇인가.

“부산의 국제화에 동명대가 이바지하겠다는 것이다. 부산은 한국의 동남부와 일본의 큐슈까지 포함해 가장 큰 도시이다. 동북아 국제화의 중심도시가 될 수 있다. 외국인 유학생 유치는 학내 혁신과도 관계 있다. 일본 벳푸에 있는 리츠메이칸 아시아퍼시픽대학(APU)의 외국인 학생 비율은 2022년 기준 46% 정도로 일본에서 가장 국제화된 대학이다. 동명대는 APU를 벤치마킹하는데 유학생을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이 대학이 이룬 혁신 때문이다. APU는 일본의 학령인구가 급감하는 시기에 세워졌지만, 성공한 혁신대학의 모델이 됐다. APU는 한국 대학이 처한 상황보다 더 어려운 가운데서도 차원이 다른 전략을 구사해 세상을 놀라게 했다. 우리도 얼마든지 할 수 있다고 본다.”

● 유학생 비율이 높아지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구조조정도 될 것 같다.

“구조조정이 목표가 아니라 혁신을 통해 학교가 가벼워지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이 과정에서 학과 사이의 칸막이가 없어질 것이고, 시대가 요구하는 교육을 위한 창의와 도전이 대학의 문화로 자리 잡을 것이다. 지금까지 정부는 대학을 지원할 때 학생 수를 줄이거나 대학 간 통폐합을 평가하는데 점수를 줬다. 그렇다 보니 대학에서는 혁신 전략보다 안 되는 학과 위주로 정원 조정이 일반화됐다. 교육부의 글로컬 대학 선정에도 구조조정 항목이 있지만, 숫자 뒤에 들어 있는 혁신 의지가 더 중시돼야 한다. 우리 대학은 앞으로 2030년까지 입학 정원을 1000명 수준으로 줄여나갈 것이다. 공과대학 중심에서 벗어나 4차 산업혁명 시대와 미래 사회에 필요한 학문 개설은 물론 학생 중심 전공 선택이 되도록 과감히 바꿀 것이다. 학령인구 급감, 시대 상황 변화에 따른 어쩔 수 없는 선택이지만 구성원들의 생각과 바람이 들어간 질서 있는 구조조정을 추진하겠다.”

● 글로컬 대학의 시작은 지역이다. 동명대는 부산의 발전에 어떻게 이바지할 계획인가.

“부산의 목표는 글로벌 항만 도시가 되는 것이다. 최근 부산은 교육부의 라이즈 사업(지역혁신 중심 대학 지원 체계)에 선정되면서 스마트 항만물류, 친환경 스마트 선박, 청정에너지 융합부품 소재 육성을 핵심 과제로 선정하고 대학과 협력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동명대는 이 가운데 스마트 항만물류와 스마트 선박 분야에 많은 역할을 할 수 있다. 이와 함께 부산의 뛰어난 자연환경, 스마트 도시, 인구 고령화에 필요한 헬스 케어에 역량을 발휘함으로써 시민의 삶의 질 개선에 이바지할 수 있다. 경상국립대 동물병원이 캠퍼스 안에 건립되면 반려동물 케어와 산업육성과 함께 반려동물대학의 경쟁력도 높아질 것이다. 또 부산의 실버세대를 위한 평생교육과 더 나은 삶을 제공하기 위한 계획을 준비하고 있다.”

부산=이종승기자 urises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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