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학평’ 채점결과…영어 1등급 1.98% “매우 어려워”

  • 뉴시스
  • 입력 2023년 4월 18일 07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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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3일 고교 3학년이 치른 3월 전국연합학력평가(학평) 채점 결과 영어 영역이 매우 까다로웠던 것으로 나타났다.

국어 ‘언어와 매체’, 수학 ‘미적분’ 등 표준점수 획득에 유리한 선택과목 쏠림 현상도 더 심화됐다.

18일 서울시교육청이 전날 홈페이지에 공개한 올해 3월 학평 채점 결과, 절대평가 영어 영역에서 100점 만점에 90점을 넘어 1등급을 획득한 수험생은 응시자 30만8404명 중 1.98%인 6098명에 그쳤다.

앞선 3월 학평 영어 영역 1등급은 2년 전 3.7%, 지난해 3.4%였는데 1년 만에 1.42%포인트(p) 하락한 것이다. 올해 시험이 학생들에게 어려웠다는 의미다.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과 비교해도 어려웠다. 영어 1등급 비율은 2년 전 수능 6.25%, 지난해 7.83%로 최근 2년간 평이하게 출제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상대평가 주요 영역에서는 예년 3월 학평과 비교해 최상위권 입장에서 국어는 어려웠고 수학은 상대적으로 쉬웠지만 까다로웠던 시험으로 풀이된다.

올해 국어 영역 최고 표준점수(만점자)는 146점, 1등급 구분 표준점수(등급컷)은 133점이었다. 1년 전보다 만점자 표준점수, 1등급컷 각각 2점, 1점 올랐다.

표준점수는 수험생이 획득한 원점수(100점 만점)의 상대적 위치를 나타낸 점수로, 표준점수가 과거 시험보다 오르면 시험이 보다 어려웠다는 의미다.

수학은 최고 표준점수 159점, 1등급 구분 표준점수 138점으로 집계됐다. 1년 전 시험보다 최고 표준점수와 1등급컷이 6점, 3점 각각 하락했다. 하지만 지난해 수능(최고 표준점수 145점, 1등급컷 133점)보다 높은 수준이라 체감 난도가 쉽다고 보기 어렵다.

3월 학평은 재수생 등 N수생이 참여하지 않는 시험이다. 전문가들은 고교에 재학 중인 수능 수험생들의 경향을 가늠하는 의미가 더 크다고 보고 있다.

이런 관점에서 더 관심을 끌었던 것은 국어, 수학 영역별 선택과목 쏠림 현상이다. 문·이과 계열 구분 없이 ‘공통+선택과목’ 형태로 치르는 통합형 수능이 도입된 이후, 수학은 미적분 쏠림 현상이 심화돼 왔다.

올해 시험에서 수학 미적분 응시자는 전체 30만6393명 중 43.45%인 13만3116명이다. 확률과 통계는 16만5146명(53.9%), 기하는 8131명(2.65%)였다.

3월 학평 미적분 선택 비율은 통합형 수능 도입 이후인 2021년부터 33.65%→39.08%→43.45%로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 수능에서도 2021년 39.7%, 지난해 45.4%로 수험생의 미적분 선택 비율이 상승세다.

이는 미적분을 택한 수험생이 곧 수학 1등급을 독식한다는 논란 때문이다. 서울 지역 주요 대학은 이공계열 학과 지원 자격으로 수학 미적분·기하를 응시하도록 하고, 이공계 상위권은 미적분을 치른다.

종로학원은 수강생 대상 조사 결과, 올해 선택과목별 최고 표준점수(만점자)는 미적분이 159점, 확률과 통계 150점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같은 문제를 맞혀도 성적표 상 점수는 9점차가 벌어졌다는 것이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수학 과목별 표준점수 격차는) 2021~2022년 7점이었는데 더 확대된 것”이라며 “통합형 수능 도입 이래 최고 격차”라고 전했다.

국어에서 문법이 출제돼 상대적으로 어렵다 평가 받는 ‘언어와 매체’ 과목의 선택 비율도 높아지고 있다.

올해 3월 학평에서 국어 영역 응시자 총 30만7077명 중 ‘화법과 작문’은 19만1654명(62.41%), ‘언어와 매체’는 11만5423명(37.59%)이 응시했다. 언어와 매체 선택률은 2021년부터 26.37%→34.65%→37.59%다. 지난해 수능 선택률(35.1%)을 이미 넘어선 것이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언어와 매체, 미적분에 우수한 학생이 더 많을 수 있다는 것으로 단순히 난이도 조정을 통해 선택과목 표준점수 격차를 줄인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이과 지망생의 문과 학과 교차지원 등 통합형 수능에 따른 유불리, 격차는 올해 더 크게 발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김병진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장은 수험생들에게 “3월 학평이 수능 성적이라고 속단해서는 안 된다”며 “국어, 수학의 선택과목에 관심이 높지만 이번 시험처럼 영어 등 난이도와 변별력에 따라 당락이 좌우될 수 있으니 방심해선 안 된다”고 조언했다.

[세종=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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