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부외과 전공의, 주당 102시간 일한다…일반 근로자의 2.5배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3월 14일 15시 2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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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 과반 “주80시간 근무”

의사 면허를 딴 후 병원에서 일하며 수련을 받는 전공의(인턴·레지던트) 2명 중 1명은 주당 80시간 이상 근무한 적이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심장, 폐 수술을 주로 하는 과목인 흉부외과는 레지던트의 주당 평균 근무시간이 100시간이 넘었다. 일반적인 ‘나인 투 식스(9 to 6)’ 근로자의 2.5배에 이른다.

14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신현영 의원(더불어민주당)이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로부터 제출받은 ‘2022 전공의 실태조사’에 따르면 흉부외과 레지던트의 주당 근무시간은 102.1시간이었다. 조사에 참여한 26개 과목(인턴 포함) 전공의 중 근무시간이 가장 길었다. 2, 3위인 외과와 신경외과도 주당 근무시간이 90시간을 넘었다. 세 과목 모두 대표적인 필수의료 과목이다.

2016년 시행된 전공의특별법에 따르면 전공의의 근무시간은 최대 주당 80시간이다. 하지만 조사에 참여한 전공의 1903명 중 절반 이상(52%)이 “최근 1년 사이 80시간 이상 근무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전공의들이 법정 기준을 넘겨 과로에 시달리는 일이 아직도 일선 병원에서 비일비재하다는 것이다. 전체 응답자의 평균 주당 근무시간은 77.7시간으로, 최근 논란이 된 ‘주 69시간’ 기준을 훌쩍 넘긴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전공의 혹사는 필수의료 붕괴 위기를 재촉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수도권 상급종합병원 외과 전공의는 “병원이 전공의들을 값싼 노동력으로만 보고 혹사시키면서 ‘하루빨리 대학병원을 떠나겠다’는 전공의가 점점 늘고 있다”고 말했다. 신 의원은 전공의의 연속근무 시간 상한을 36시간에서 24시간으로 줄이는 전공의특별법 일부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고 14일 밝혔다.

이지운기자 eas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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