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산물 오염이 노화 가속화”…오염 농산물 먹이사슬 규명

  • 뉴시스
  • 입력 2023년 2월 13일 17시 3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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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진이 오염 농산물의 장기간 노출에 따른 환경과 인간의 건강에 대한 미래 위험성을 예측하는 ‘원 헬스 기술(One Health)’을 개발하고 농산물 오염이 노화를 촉진한다는 사실을 규명했다.

한국연구재단은 부산대학교 융합의과학과 문유석 교수 연구팀이 농산물의 장기적인 오염 유해인자 노출이 인간을 포함한 먹이사슬 생물계 수명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원 헬스) 처음으로 예측했다고 13일 밝혔다.

원 헬스는 사람, 동물, 생태계 사이의 연계를 통해 모두에게 최적의 건강을 제공키 위한 다학제·통합적 접근을 말한다.

농작물 생산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유해인자가 생태계 생물과 인간의 건강과 수명에 미치는 만성적인 영향은 현재까지 명확히 규명되지 못하고 있다.

연구팀은 “예를 들어 일상적으로 섭취하는 쌀, 밀 등 주곡은 매우 낮은 농도의 곰팡이독소 및 항생제에 오염돼 있지만 사람들은 낮은 농도의 오염 농산물의 섭취에 대한 위험성을 잘 인식하지 못한다”면서 “학계에서도 인간의 생애주기에서 지속적인 노출이 미치는 영향이 잘 알려져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오염 유해인자들은 토양과 식수로 유출돼 생태계 먹이사슬에 영향을 주고 이를 통해 가축과 인간의 건강을 위협하기 때문에 이에 대한 분석과 예측은 매우 중요하다.

이에 따라 문 교수팀은 작물생산 과정에서 흔하게 노출되는 곰팡이독소 등 유해인자들이 토양 생물계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선충은 물론 궁극적으로 인간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예측연구를 진행했다.

일차적으로 작물 유해인자에 반응하는 인간 스트레스 유전자군의 변화를 노화 데이터를 기반으로 예측했고 이를 근거로 생애주기가 짧은 선충모델을 통해 분석했다.

분석 시험 결과, 농산물 유해인자들의 장기간 노출로 인해 토양 선충과 포유류의 노화 과정이 가속화되며 궁극적으로 수명을 단축시킬 수 있다는게 확인됐다.

이번 연구에서 문 교수팀은 유해인자들에 장기간 노출되면 노화 과정에서 나타나는 장내 균총의 변화를 비정상적인 형태로 유도하고 이에 따라 염증 수치가 증가하며 소화기 장벽 면역력 손상을 가속화한다는 사실을 규명했다. 인간 노화 빅데이터를 통해서도 유사한 패턴이 확인됐다.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지역대학우수과학자지원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 결과는 산화스트레스 및 노화 분야 국제학술지 ‘레독스 바이올로지(Redox Biology)’ 2월호에 게재됐다.(논문명:Xenobiotic-induced ribosomal stress compromises dysbiotic gut barrier aging: A one health perspective)

문유석 교수는 “이 연구는 농장에서 식탁으로 이어지는 작물생산의 먹이사슬 오염이 동·식물과 인간의 건강을 위협하는 장기적 과정을 예측한 데 의의가 있다”며 “향후 원 헬스 측면에서 식량 먹이사슬의 중요성을 살펴보고 환경·동물·인간의 건강을 하나로 고려하는 지속가능한 보건정책 수립에 중요한 기초자료로 이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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