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채 굴려 보증금 80억 ‘꿀꺽’ 빌라왕 배후…일당 78명 무더기 검거

  • 뉴스1
  • 입력 2023년 1월 13일 07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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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빌라 밀집지역의 모습. 2022.8.1/뉴스1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빌라 밀집지역의 모습. 2022.8.1/뉴스1
무자본 갭투자로 분양업자, 중개사 등과 공모해 보증금을 편취한 부동산 컨설팅업체 대표 등 일당 78명이 무더기로 경찰에 검거됐다.

13일 경찰에 따르면 ‘강서 빌라왕’의 배후로 지목된 부동산 컨설팅업체 대표 신모씨는 분양업자, 중개사 등과 공모해 별도의 자본 없이 임대사업자 A씨의 명의로 주택을 다수 매수하며 전세계약 체결 후 리베이트를 나누기로 공모했다.

이어 지난 2017년 7월부터 2020년 9월 사이 서울 강서구, 양천구, 인천 등지에서 주택 628채를 매수하면서 임차인 37명으로부터 보증금 80억원을 편취했다. 이 중 A씨는 지난해 12월 28일 구속됐고, 신씨도 13일 새벽 서울중앙지법에서 구속영장이 발부됐다.

경찰은 계좌내역 분석 등을 통해 신씨와 A씨의 공범관계를 특정했다. 신씨는 A씨를 포함해 다수의 주택 매수 명의자를 이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신모씨는 서울 강서구 등지에서 빌라와 오피스텔 수백채를 소유하고 있다가 작년 제주도에서 숨진 정모씨 사건의 배후로 지목된다.

정씨는 빌라·오피스텔 240여채를 갭투자로 매입한 후 임대하다가 지난해 7월30일 사망했다. 그러나 정씨 사망 이후인 지난해 8월 정씨가 직접 임대보증금 보증보험에 전자서명한 정황이 있어 배후나 공범이 있을 것으로 의심됐다.

경찰은 정씨를 바지사장으로 보고 실제 주인은 신모씨의 부동산 컨설팅 업체로 보고 있다.

신씨는 임대차 수요가 높은 중저가형 다세대 주택을 타겟으로 동시진행이 가능한 매물들을 물색해 범행을 저질렀다.

동시진행이란 매수인이 매수대금을 지급할 능력이 없어 임차인이 지급하는 보증금을 매매대금으로 이용하고자 우선 임대차(전세) 계약하고 동시에 매매를 진행해 매도인이 보증금을 입금받으면 곧바로 매수인에게 소유권을 이전하는 것을 말한다.

이들은 매물 물색, 임차인 모집, 계약 작성 등의 역할을 각자 분담해 임차인의 전세보증금을 이용해 무자본으로 다세대 주택을 매입했다.

이 과정에서 이들은 매도인들로부터 분양·컨설팅 수수료 명목으로 한건당 수백만원에서 수천만원 상당의 리베이트를 수수해 총 8억원 상당의 불법 수익을 취득한 것으로 나타났다.

피의자들은 매매가와 전세가가 동일해 전세금만으로 다세대 주택을 매입한다는 사실, 전세금 안에 리베이트 금액이 포함된다는 사실 등에 대해 전혀 고지하지 않고 계약을 진행했다.

경찰은 A씨의 구속 이후 여러 빌라왕들과의 공모관계 등에 대해서도 계속해 수사할 계획이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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