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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사회

하토야마 日 전 총리 “전쟁 뒤 아픔 껴안은 양국 역사 되새겨야”

입력 2022-09-24 12:53업데이트 2022-09-24 1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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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토야마 유키오 전 일본 총리가 명량해전 당시 전사한 일본 수군 유해가 안장된 전남 진도군 왜덕산(倭德山)을 찾아 “죄 지은 사람은 그 죄로 인해 고통 받은 이들에게 계속 사죄해야 된다”고 말했다.

하토야마 전 총리는 24일 오전 전남 진도군 고군면 왜덕산에서 열린 위령제에 참석해 추모사를 통해 “일본이 한때 한국에 아주 큰 고난을 안겨준 것은 사실이다. 사죄는 고통 입은 이가 ‘이제 그만해도 됩니다’고 말할 때까지 해야 한다”며 이 같이 밝혔다.

이어 “425년 전 명량해전에서 목숨을 잃은 일본 수군들을 진도 주민들이 묻어줬다. 생명 앞에서는 적도 아군도 없이 맞아준 사실을 일본인 한 사람 한 사람이 잊어서는 안 된다”며 “(일본이) 역사적 사실을 제대로 충분히 배우지 않은 것은 문제가 있다”고 덧붙였다.

또 “임진왜란·정묘호란에서 일본 병사들은 큰 공을 세워보겠다고 이 땅의 조상들의 목숨을 빼앗아 갔다. 조선인의 귀나 코를 베어 전공을 계산했지만 그 뿐만 아니라 무덤을 만들어 공양한 일본인들도 있다”면서 양국 우호를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일 관계 개선을 위한 선생은 다름 아닌 역사적 사실이라는 것을 깨달았다”며 “두 나라 사이에 전쟁이 있었고, 전쟁으로 상처 입은 이들을 위로하는 분들이 있다는 사실도 잊어서는 안 된다. ‘왜덕산’이라는 역사적 사실을 한국과 일본 모든 사람들이 소중히 여길 때 두 나라의 미래는 좀 더 밝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추모사를 마친 하토야마 전 총리는 침략군이었던 선조의 유해를 묻어주고 위령제를 지내준 진도군민들에게 감사의 뜻을 표하며 성금을 전달하기도 했다.

방미 중인 박진 외교부 장관도 서신을 보내 “비록 적국임에도 시신을 수습해 명복을 빌었던 외덕산은 세계 역사상 유례 없는 인류애가 담긴 곳이다. 일본 교토에는 정유재란이 남긴 또 다른 무덤인 (조선인) 귀 무덤이 있고 뜻 있는 일본인들이 해마다 위령제를 지내고 있다”며 의의를 되새겼다.

아울러 “과거 한때 불행했던 역사를 극복하기 위한 양국 국민의 작지만 의미 있는 노력들이 더욱 확산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양국 관계 개선·교류 활성화를 기원했다.

이날 위령제에선 한·일간 아픈 역사 속 희생자에게 위로의 뜻을 담아 차를 올리는 헌다례(獻茶禮)도 진행됐다.

위령제가 열린 왜덕산은 명량해전에서 숨진 일본수군 시신이 진도 고군면 해안으로 밀려오자 주민들이 ‘시체는 적이 아니다’며 수습해 묻어준 곳이다. ‘왜인들에게 덕을 베풀었다’해서 왜덕산으로 이름 붙여졌다.

위령제는 진도문화원과 일본 시민단체 교토평화회가 공동 주최했다. 전날에는 두 단체가 함께 국제학술대회를 열어 임진왜란·정유재란 과정에서 전사한 적군 유해를 서로 묻어준 양국의 역사를 조명하기도 했다. 한·일 연구자들은 학술대회에서 왜군 유해를 묻은 왜덕산, 왜군이 전쟁 직후 베어 온 조선 백성의 귀를 매장한 일본 교토 귀(코)무덤(鼻塚)을 주제로 발제·토론했다.

하토야마 전 총리는 2009년 일본 역사상 최초로 야당인 민주당 집권을 일궈 9개월간 내각을 이끌었다. 일본의 과거사 잘못을 진심으로 사과하고 두 나라간 평화를 지속적으로 추구한 대표적인 지한파(知韓派) 인사다.

정계 은퇴 후 2015년 서울 서대문형무소 역사관을 방문했다. 2018년에는 경남 합천에서 원자폭탄 피폭 피해자를 만나 무릎을 꿇는 등 일본의 과오를 거듭 사과했다.

[진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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