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라고 불러”…지적장애인 협박해 대출금 빼앗은 일당 검거

  • 동아닷컴
  • 입력 2022년 9월 2일 11시 26분


지난 6월 대전광역시 한 도로에서 경찰이 주범 A 씨의 차량을 가로막고 A 씨를 붙잡았다.
지난 6월 대전광역시 한 도로에서 경찰이 주범 A 씨의 차량을 가로막고 A 씨를 붙잡았다.
지적장애인을 감금하고 협박해 대출을 받도록 한 뒤 이를 빼앗은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기 포천경찰서는 강도상해 혐의로 A 씨(46·남) 등 총 5명을 검거했고 이중 주범인 A 씨와 공범 B 씨(32·남)를 구속했다고 2일 밝혔다.

교도소나 사회에서 만난 이들은 2020년 10월 지적장애인 C 씨(32·남)에게 접근해 대전의 한 모텔로 유인한 뒤 C 씨 명의로 모바일 대부업체에서 돈을 대출받고 이를 빼앗은 혐의를 받는다.

A 씨는 신원을 속여 대출금을 받아 챙기는 ‘작업대출’을 통해 돈을 나눠 갖자며 4명에게 제안했고 피해자 물색을 담당했던 D 씨(34·여)는 온라인 게임에서 C 씨를 만나 친분을 쌓았다.

D 씨는 “잃어버린 아들 같다”, “엄마라고 불러라”고 말하며 환심을 샀고 모텔로 C 씨를 유인해 300만 원을 대출받도록 한 뒤 빼앗았다. 이후 일당은 C 씨에게 추가 대출을 요구했고 이를 거부하자 인근 야산으로 끌고 가 둔기로 손을 내려쳐 전치 8주의 상해를 입히기도 했다.

또 이들은 C 씨의 명의로 허위 재직증명서와 급여명세서 등 위조 서류를 꾸며 서울의 한 저축은행에서 1300만 원을 대출받고 이를 가로챘다. 이 과정에서 C 씨를 자신들의 주거지에 3~4일동안 감금했고 대출에 필요한 신원 확인 등을 위해 위조한 정보들을 외우도록 강요했다.

1600만 원 상당의 범죄 수익금은 일당 5명이 나눠 가졌으며 모두 생활비와 유흥비 등에 쓴 것으로 조사됐다.

C 씨는 이들이 두려워 신고를 못 했으나 지인의 도움으로 수사가 시작됐다. 경찰은 일당의 인적 사항을 특정해 은신처에서 잠복하는 등 1년 8개월간의 수사 끝에 모두 검거하는 데 성공했다.

특히 주범인 A 씨는 7년 동안 가명을 사용하는 등 신분을 철저히 숨겨 검거에 어려움을 겪었으나 대전경찰청의 공조로 A 씨의 차량을 추적해 붙잡았다.

경찰 관계자는 “다음 주 중으로 이들을 검찰에 송치할 계획”이라며 “사회적 약자 대상 범죄 사범에 대한 수사력을 집중해 피해를 예방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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