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방 속 아시아계 아동 시신 2구가…뉴질랜드 경찰, 수사공조 요청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8월 22일 20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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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뉴질랜드에서 중고로 판매된 여행가방에서 아시아계 아동 시신 2구가 나왔는데 가방이 보관됐던 창고를 임차했던 사람이 40대 한국계 뉴질랜드인 여성으로 드러났다. 뉴질랜드 경찰은 이 여성이 한국에 있다고 보고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을 통해 한국 경찰에 공조 수사를 요청했다.

22일 경찰청 등에 따르면 뉴질랜드 경찰은 해당 여성이 숨진 아동들의 어머니라고 추정하고 행방을 추적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이 여성은 과거 뉴질랜드 국적을 취득한 뒤 한국 국적을 포기했다. 2018년 한국에 입국한 기록은 있지만 출국 기록은 없어 한국에 체류 중인 것으로 추정된다.

현지 언론 ‘뉴질랜드 헤럴드’에 따르면 11일(현지 시각) 뉴질랜드 오클랜드 남부의 한 가족은 오랫동안 찾아가지 않은 물건을 창고 회사가 처분하는 창고 물건 경매에서 유모차와 장난감, 여행가방 2개 등을 샀다. 그런데 이 여행가방에 각각 심하게 부패한 어린이 시신 1구씩이 담겨 있었다. 현지 경찰은 아동들이 적어도 3년 전 5~10세로 숨진 것으로 분석했다.

뉴질랜드 경찰이 추적 중인 여성은 가방이 보관돼 있던 창고를 장기 임차한 기록이 있다고 한다. 경찰 관계자는 “여성의 거주지 등을 확인하려면 뉴질랜드 법원 영장이 필요해 뉴질랜드 측에 서류 보완 요청을 했다”고 밝혔다. 만약 뉴질랜드 경찰이 살인 등 중범죄 혐의로 해당 여성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받을 경우 인터폴에서 적색수배를 내리게 된다. 이후 뉴질랜드 측이 범죄인 인도를 요청하면 법원 심사를 거쳐 검사가 구속영장을 발부받은 뒤 구속해 인도하는 것이 일반적 절차다. 사망한 아동들이 한국 국적일 경우 한국 수사당국이 별도 수사에 착수할 수 있다.

이번 사건을 두고 인터넷에선 서울 서초구에 거주하던 프랑스인 여성이 출산한 두 영아를 살해한 후 냉동실에 넣어놨다가 뒤늦게 발각된 ‘서래마을 영아유기 사건(2006년)’과의 유사성이 거론되고 있다.


이기욱 기자71wook@donga.com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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