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공유
읽기모드공유하기
동아일보|사회

유력 정치인들이 찾는 ‘서초동 ·김앤장’ LKB…프로가 사건을 맡기는 프로[법조 Zoom In]

입력 2022-07-23 12:00업데이트 2022-07-23 20:54
글자크기 설정 레이어 열기 뉴스듣기 프린트
글자크기 설정 닫기

21일 서울 서초구 법무법인 엘케이비앤파트너스 사무실에서 소속 변호사들이 ‘공직·선거 사건 승소사례 발표회’ 참석을 위해 한 자리에 모였다. 앞줄 오른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김강대 장인종 장일혁 문준필 대표변호사, 이유진 정초 김민호 정진열 민경원 서재민 김현권 박재형 이현주 윤희상 양태영 변호사.

“직권남용죄에서 ‘의무 없는 일’에 대한 판단 기준 관련해 대법원 판례 경향은 어떻습니까?”(김민호 변호사·변호사시험 9회)

“법률뿐 아니라 내부 규범, 행정규칙, 조례, 훈령 다 따져서 공무원이 한 일이 과연 그런 규범에 어긋나는 행위인가를 섬세하고 들여다보는 반면 직권남용 혐의 자체에 대해선 오히려 쉽게 인정해주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봅니다.”(박재형 변호사·변시 6회)

21일 오후 서울 서초구 정곡빌딩 서관 지하라운지. 법무법인 엘케이비앤파트너스(LKB & Partners) 소속 변호사 20여 명이 모여 공직·선거 관련 사건들에 대한 열띤 토론을 벌였다. 엘케이비 공직·선거팀이 직접 수행한 승소 사례 25건을 엮은 사례집을 최근 낸 데 이어 이날 발표회를 통해 직접 사건을 담당했던 변호사들이 동료 변호사들과 경험을 공유하는 자리를 마련한 것이다.

특히 이날 발표는 복잡해지는 공직·선거 사건에 대한 노하우를 공유하는 데 집중됐다. 발표를 맡은 김현권 변호사(변시 2회)는 “과거에는 공식 선거운동 기간에만 선거운동이 가능했지만 지금은 말이나 전화를 하는 선거운동은 선거 당일 빼고는 다 허용하도록 바뀌었다. 선거법도 표현의 자유를 넓히는 쪽으로 가고 있는 만큼 그런 흐름을 잘 따라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팀 내에서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직권남용) 사건을 주로 담당하는 박재형 변호사는 “공직 사건은 행정기관 내부의 의사결정 구조가 사건의 배경이 되는 경우가 있다. 저희 법인이 많은 사건을 다루면서 각 행정기관 내의 의사결정이 어떻게 이뤄지는지에 관한 노하우가 계속 축적돼 가는 상황인데 이런 노하우가 많은 분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장인종 엘케이비 대표변호사(왼쪽)가 21일 공직·선거 사건 승소사례 발표회에 참가한 변호사들에게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설립 10주년 맞아 공직·선거 승소사례집 첫 발표
엘케이비는 올해 설립 10주년을 맞아 공직·선거팀을 공식 출범하고 그동안 수행한 사건 중 대표 사례 25건을 모아 승소사례집을 발표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의원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도 그 중 하나다.

엘케이비는 지난해 7월 당선무효 위기에 처한 이 의원(당시 경기도지사)의 항소심 판결을 상고심에서 뒤집었다. ‘친형 강제입원’ 관련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기소돼 벌금 300만 원을 선고받은 이 의원에 대해 대법원이 무죄 취지로 파기환송한 것. 당시 이 의원의 변론을 이끈 것은 이 의원의 사법연수원 동기인 엘케이비 김종근 대표변호사(사법연수원 18기)였다.

2018년 지방선거에서 당시 원희룡 제주도지사 후보 캠프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무죄를 이끌어낸 것도 엘케이비다. 원희룡 캠프 공보 책임자들이 “상대 후보가 경선 직후 승리를 축하하기 위해 후원자들과 골프를 쳤다는 제보를 받았다”는 내용의 논평을 내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 등으로 1심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은 뒤 엘케이비에 사건을 맡겼다.

사건을 맡았던 서재민 변호사(변시 3회)는 충실한 자료수집을 통해 실제 상대후보가 골프를 쳤는지 등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담당수사관이 이 부분에 대한 수사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점 등을 파악했다. 이에 담당수사관에 대한 증인신문을 통해 당시 수사가 매우 미진하고 불충분하게 진행됐다는 밝혀냈고 상대 후보에 대한 증인신문 과정에서 일관되지 않고 모순되는 증언을 하도록 유도했다. 결국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논평이 허위사실이라는 점이 합리적인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됐다고 보기 부족하다는 결론을 이끌어냈다.

엘케이비 사례집은 “이 사건에서 공직선거법 제250조 제2항 소정의 허위사실 공표죄에 대한 다수의 수행전력을 토대로 허위사실 공표죄에 있어서 부존재 사실에 관한 증명책임의 특성을 이용해 의혹 형성의 근거가 된 자료의 신빙성을 부각시키는 변론전략을 채택했다”고 소개했다.

이날 발표회에선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더불어민주당 송재호 의원의 공직선거법 사건, 백운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구속영장 기각 사건 등에 대해 사건 담당 변호사들이 사건 경위와 판결, 변론 방향, 판결 의의 등에 대해 직접 발표도 했다.

장인종 엘케이비 대표변호사가 21일 공직·선거 사건 승소사례 발표회에서 “사건 수행 과정에서 습득한 경험과 지식을 따로 사례로 정리해 다른 동료들과 공유하는 일은 매우 이례적이고 뜻 깊은 일”이라며 “공직·선거팀이 준비한 이번 사례집은 동료들에게 소중한 길잡이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 성과로 실력 입증한 LKB ‘공직·선거팀’
엘케이비는 대형로펌도 꺼려하는 고위공직자나 정치인 등의 형사 사건을 직접 맡아 두각을 보이고 있다. 법원행정처 사법정책실장 등을 지낸 이광범 대표변호사(연수원 13기)가 2012년 설립한 이래 이 의원, 홍준표 대구시장,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 등의 대형 형사 사건을 도맡았다. 최근에는 이성윤 전 서울고검장, 백운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등의 사건도 맡고 있다.

특히 이 의원과 홍 시장의 무죄 판결과 윤상현·송재호 의원 등 여야를 막론한 다수 정치인의 의원직 유지를 이끌어내면서 변호사업계에서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공직·선거 분야에서 엘케이비의 실력은 우선 판사와 검사 출신의 전관 변호사를 주축으로 한 두터운 ‘맨 파워’에서 나온다. 창업자인 이 변호사를 비롯해 고등법원 부장판사 출신 김종근 대표변호사,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특별검사팀에서 특검보를 지낸 박충근 대표변호사(연수원 17기) 등 20여 명의 변호사가 엘케이비 공직·선거팀 소속이다. 부장검사 출신 임수빈 변호사(연수원 19기)도 올 3월 엘케이비에 합류했다.

엘케이비는 ‘프로가 사건을 맡기는 프로’로도 불린다. 현직 판·검사, 법원·검찰청 직원이 직접 사건을 의뢰한 경우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공직·선거 분야에서 더욱 두각을 보인 것은 풍부한 경험을 통해 노하우를 축적하고 치열하게 법리 연구를 이어온 덕분이다. 김강대 대표변호사(연수원 28기)는 “공직·선거팀을 만들게 된 것도 그동안 법인에서 관련 사건을 맡아 쌓은 노하우와 전문성을 체계적으로 공유하고 활용하기 위한 것”이라며 “승소 사례집을 만들고 발표회를 연 것도 그런 활동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법무법인 엘케이비앤파트너스 공직·선거팀 소속 변호사들이 21일 서울 서초구 사무실에서 동아일보와의 인터뷰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서재민 변호사, 김강대 대표변호사, 박재형 변호사.


● 선거와 공직 수행 과정 리스크 대응

엘케이비 공직·선거팀은 공직선거법 사건 뿐 아니라 직무수행 전반에 걸친 자문을 제공하고 있다. 특히 공직 수행과정에서의 직권남용, 뇌물수수 등 다양한 사건에 대한 수사·재판을 팀 차원에서 대응하고 있다. 서재민 변호사는 “선거 뿐 아니라 선출 이후 직무 수행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에 대해 대응할 수 있도록 팀 단위의 협업 체계를 갖추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에는 공직자 범죄 관련 직권남용 사건에 대한 총력 대응에도 나서고 있다. 과거 주로 장·차관이나 청와대 비서관 등에 적용하던 직권남용죄를 지방공무원 하위직까지 적용하면서 직권남용 범위에 대한 논란이 더욱 커지고 있기 때문. 박재형 변호사는 “직권남용의 기준을 잡기가 쉽지 않다. 공무원들도 본인이 해도 되는 일인지 안 되는 일인지 명확하게 판단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공무원들의 정책 판단을 차단하면 행정이 경직화돼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간다”고 지적했다.

김강대 대표변호사는 “직권남용이란 죄명을 검찰이 휘두를수록 공무원들의 재량이나 정책에 대한 권한이 축소되는 우려와 동시에 종전에 공무원들이 마음대로 하던 것들이 제어되는 효과가 날 수 있다”면서 “검사의 기소와 변호사들의 방어를 통해 공무원이 어디까지 해도 되고 안 되는지 가이드라인이 세워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권오혁 기자 hyuk@donga.com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댓글 0
닫기
많이 본 뉴스
사회
베스트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