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순간까지 나눈 최백식 씨…장기기증으로 3명에 새 삶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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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년 7월 14일 10시 2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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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나눔과 봉사를 실천해온 60대 남성이 삶의 마지막 순간에도 장기기증으로 3명에게 새 삶을 선물하고 눈을 감았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9일 의정부성모병원에서 최백식 씨(69)가 뇌사 장기기증으로 타인을 살리고 하늘나라로 떠났다고 14일 밝혔다.

최 씨는 7일 저녁 식사를 마치고 산책을 나가는 길에 계단에서 넘어져 병원 치료를 받았지만 뇌사 판정을 받았다. 최 씨는 올 초에도 계단에서 넘어지는 사고를 당했던 터라 가족의 슬픔은 컸다.

3남 4녀 중 셋째로 태어난 최 씨는 신학대학교에 진학했다가 중퇴한 뒤 부모님, 형제들과 가죽 공장을 운영했다. 가족에게 최 씨는 자상하고 인자한 아버지이자 할아버지였고, 누군가 도움을 필요로 하면 먼저 나서는 사람이었다.

최 씨는 20대 시절 가죽 공장에서 일을 하다가 오른 손을 다쳐 장애를 갖게 된 뒤 봉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2020년과 2021년 재난기본소득 전액을 기부했고, 수년간 밑반찬을 만드는 자원봉사활동으로 사회에 온정을 베풀었다.

최 씨의 선행은 가족에게도 전해져 개인택시를 하는 최 씨의 아들은 이동이 어려운 이들을 돕고 있다. 사회복지사인 최 씨의 딸과 사위, 최 씨의 손주들도 꾸준히 봉사활동 중이다.

아들 최용수 씨는 아버지에게 “아버지, 사랑하고 아끼던 아이들을 건강히 잘 키울게요. 제가 아버지 아들이라는 것이 고맙고 자랑스러워요. 아버지 덕분에 행복했고, 어머니도 잘 모실 테니 하늘나라에서 걱정 말고 행복하게 잘 지내세요”라고 말했다.

이유진 사회복지사는 “(장기기증을 하겠다는 뜻을 전하면서) ‘늘 나누고자 하셨던 아버지께서 마지막까지 좋은 일을 하고 가실 수 있는 걸요’라며 미소 짓는 가족 분의 얼굴을 마주하고, 저는 그 숭고한 마음에 ‘감사하다’는 말씀밖에 드릴 수 없었다”며 “새 생명을 선물하고 떠나신 기증자 분과 남겨진 가족 분들의 숭고한 결정과 그 마음을 늘 함께 기억하겠다”라고 말했다.

최 씨의 아내와 아들, 손자의 모습을 담은 추모 영상은 기증원 유튜브 채널(https://www.youtube.com/c/한국장기조직기증원KODA1458)에서 볼 수 있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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