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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사회

“약값 부담에”…암·희귀질환자 10명 중 4명 ‘치료중단’

입력 2022-06-22 19:23업데이트 2022-06-22 1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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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학바이오기자협회, ‘항암제·희귀질환 혁신신약’ 심포지엄 개최
전문가들, ‘선급여-후평가 제도’·‘건강보험 외 기금 조성’ 등 대안 제시
암과 중증·희귀질환으로 투병 중인 환자 10명 중 4명은 과도한 약값 부담 때문에 치료를 중단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암과 중증·희귀질환자 총 22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다

한국의학바이오기자협회는 21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환자 중심 항암제·희귀질환 혁신 신약, 바람직한 정책 방향’을 주제로 연 심포지엄에서 이 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설문 조사 결과, 응답자의 62.8%(157명)가 치료 과정에서 가장 힘든 부분으로 ‘경제적 요인’을 꼽았다. 특히 환자 10명 중 4명은 정도인 44.0%(110명)가 약값 부담 등의 이유로 실제 치료를 중단한 경험이 있었다고 응답했다.

최근에 나오고 있는 신약의 경우 치료비용이 수 천 만원에서 수십억에 이르고 있지만 대부분 비급여여서 환자가 100% 부담하는 경우가 많다. 돈이 없어 치료를 포기하는 ‘메디컬푸어’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신규 항암제나 희귀질환 혁신신약이 보험급여를 받기 위해서는 ‘약제급여 적정성 평가’ 등을 거쳐야 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는 것이 문제다.

실제로 평균 약제 급여 적정성 평가는 120일, 약가 협상은 60일, 약가목록 고시 30일이 각각 소요되지만, 실제로는 이보다 더 늦어지는 경우가 많다.

새 정부는 이런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신약의 건강보험 등재 기간을 2개월 단축한다는 내용의 대선공약을 내놨다. 하지만 이런 공약에 대해서도 이번 설문조사에서 ‘흡족하다(23.6%)’는 의견보다 ‘미흡하다’는 평가가 많았다.

특히 대체 약물이 없어 생명과 직결된 치료제의 경우에는 허가와 동시에 건강보험 급여를 적용하는 새로운 신속 등재 제도의 도입에 대해 응답자의 96.4%가 찬성한다고 응답했다.

강진형 서울성모병원 종양내과 교수는 이날 심포지엄에서 “신약의 건강보험 급여 등재가 환자들의 생명과 직결되는 만큼 항암제 혁신신약의 환자 접근성을 높여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 중증 희귀질환 치료제에 대한 ‘선급여-후평가’ 제도 시범 도입, 사전승인제도 심사 요건 현실화와 제도 개선, 급여 등재 기간의 실효성 있는 단축 등의 필요하다”고 말했다.

삼성서울병원 심장뇌혈관병원 전은석 교수는 “최소한 대체 치료법이 없는 희귀질환의 치료제에 대해서는 치료제 허가와 동시에 빠르게 환자들이 치료제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정책 마련과 제도적 지원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또 중앙대 약대 이종혁 교수는 국내 약가제도 혜택이 항암제에 집중돼있어 희귀질환 치료제의 보장성 향상을 위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 교수는 “제도 내에서 해결되지 않는 희귀질환 치료제에 대해서는 건강보험 재정 외의 기금 조성을 통해 보장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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