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료급식소도 속속 급식 재개…“도움 필요한 사람 늘었는데 후원금은 절벽”

  • 뉴스1
  • 입력 2022년 4월 21일 11시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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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 원각사 무료급식소에서 어르신들이 무료급식을 받고 있다. 무료급식소 관계자는 최근 식재료 등 물가가 급격하게 올랐다며 어려움을 호소했다. 2022.4.8 뉴스1
8일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 원각사 무료급식소에서 어르신들이 무료급식을 받고 있다. 무료급식소 관계자는 최근 식재료 등 물가가 급격하게 올랐다며 어려움을 호소했다. 2022.4.8 뉴스1
“무료급식소에는 봉사자분들이 동시에 후원자이신 경우가 많아요. 그런데 코로나로 급식이 중단되고 대체식으로 나가다 보니 봉사자도, 후원금도 모두 끊긴 상황인 거죠.”

서울시 강북구 미아동에서 무료급식소를 운영 중인 관계자의 호소다. 19년째 무료급식소를 운영 중이지만 최근 가장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거리두기 전면 해제에 급식 재개를 검토하고 있지만 고물가에 봉사자도, 후원금도 크게 줄어 ‘삼중고’를 겪고 있다.

미아동의 한 무료급식소 관계자는 21일 “최근 물가가 올라 식재료비만 1.5배 이상은 더 든다”며 “원래 찌개와 국, 반찬 등 3종류가 나갔었는데 사정상 2종류로 줄였다”고 말했다. 또 “예전에는 자원봉사자만 50여 명이었는데 지금은 발길이 다 끊겨서 직원 5명이서 겨우 운영 중”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문제는 고물가와 인력난, 줄어든 후원금, 삼중고뿐만이 아니다”라며 “급식소에서 제공하는 식사가 어르신들께는 인간적인 교류까지 포함하고 있어 한 끼 식사 그 이상인데 그런 교류가 끊겨버린 것이 크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25일부터 현장 급식을 재개하려고 하는데 후원금이 부족해 아직 가림막 시설도 구비하지 못했다”며 “그런 어려움들 때문에 이런 기본적인 것들조차 갖추기가 버거운 상태”라고 밝혔다.

탑골공원에 자리한 무료급식소 사회복지원각의 강소윤 총무는 “거리두기가 해제됐지만 어려움은 여전하다”며 “물가는 높아지고 후원금은 줄고 있지만 도움을 필요로 하시는 분들은 늘어나고 있는 게 큰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 무료급식소를 찾는 분들이 점차 늘어 하루에 400~500명이 오시는데 물가도 크게 올라 운영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강 총무는 “코로나 시기를 거치며 봉사자만 50명이 넘게 빠져 지금은 직원 4~5명이서 겨우 운영 중”이라며 “거리두기가 해제됐지만 혹시 모를 불안 요소들 때문에 봉사자분들은 여전히 참여를 꺼리시는 듯하다”고 말했다.

서울 강동구에 자리한 무료급식소 행복한세상복지센터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센터 관계자는 “물가가 올라 하루 식재료비만 이전과 비교했을 때 2배 이상 올랐다”며 “그러다 보니 후원금이 적은 날엔 반찬 하나가 줄어든 상태로 나가기도 한다”고 말했다.

또 “거리두기가 해제됐지만 여전히 후원이나 봉사자들은 늘어나진 않았다”며 “기관에 따로 후원금을 받고 있진 않고 그날 형편에 맞춰 밥상을 구성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도 힘들지만 어려운 시기에 도움이 더 절실하신 분들이 물가가 올라 끼니 때우기도 어렵다고 호소하시는 분들이 늘었다”며 아쉬워했다.

한편 지난 5일 통계청이 발표한 3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6.06(2020년=100)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4.1% 상승했다. 물가상승률이 4%대에 올라선 건 지난 2011년 11월과 12월 각각 4.2% 상승률을 기록한 이후 10년 3개월 만이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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