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회 여성에 불평등” 20대女 73%…20대男은 29%뿐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4월 19일 16시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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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가부제공)©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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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회의 양성평등 수준에 대한 남녀의 인식 차이가 전 연령대 가운데 20대에서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결혼과 출산을 둘러싼 남녀의 인식차는 10대에서 가장 두드러졌다.

여성가족부는 19일 이 같은 내용의 ‘2021년 양성평등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2016년 처음 시작된 이 조사는 양성평등기본법에 따라 5년마다 진행된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9월부터 10월까지 전국 15세 이상 남녀 8358명을 대상으로 이뤄다.

● “여성에게 불평등” 20대 남녀 인식차 뚜렷

이번 조사에선 한국 사회 전반의 양성평등 수준을 파악하기 위해 조사 대상자들에게 ‘한국 사회는 남녀가 평등하다’, ‘여성에게 불평등하다’, ‘남성에게 불평등하다’라는 3가지 항목 중 1가지를 고르도록 했다. 20대 여성 중 73.4%는 ‘여성에게 불평등하다’고 응답했다. 반면 20대 남성 중 해당 항목을 고른 이는 29.2%에 불과했다.

이 연령대의 인식 격차(44.2%포인트)는 전 연령대 중 가장 높다. 그 다음으로는 30대(36.1%포인트), 만 15~18세(28.8%포인트), 40대(21.6%포인트) 등 순으로 격차를 보였다.

최문선 여가부 여성정책과장은 “젊은 여성일수록 남성과 동일한 교육 기회 및 미래에 대한 기대 아래 성장하다보니 성평등 의식 수준도 상당히 높을 수박에 없다”며 “남성은 남성에게만 요구되는 사회적 역할에 얽매이게 되다보니 (그 결과 남녀가 모두) 양성평등 문제를 민감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공정과 평등에 민감한 세대적 특성과 취업난 등으로 인한 경쟁 심화도 양성평등에 대한 인식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했다.

한국 사회에서 일어난 여성 폭력의 심각성에 대해서도 성별, 연령별 인식차가 뚜렷했다. 여성은 60세 이상을 제외한 전 연령대에서 90% 이상이 ‘심각하다’고 응답했다. 남성은 전반적으로 여성보다 심각성을 덜 인지하고 있었는데, 특히 젊은 남성일수록 더욱 그랬다. 만 15~18세 남성과 20대 남성 중 ‘심각하다’고 응답한 비율은 각각 69.3%와 67.1%로 30대 남성(77.0%), 40대 남성(84%), 50대 남성(82.8%), 60세 이상 남성(82.9%)보다 낮았다. 조사를 진행한 마경희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여성 폭력이라는 이슈가 ‘성평등 이슈’로 인식되면서 성평등 정책 등에 대한 반감이 일부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 만 15~18세 여성 10명 중 3명만 결혼·출산 의향

이번 조사에는 결혼과 출산 의향에 대한 인식 조사가 처음 포함됐다. 결혼 및 출산에 대한 남녀의 인식 차이는 청소년에게서 더 크게 나타났다. 조사 결과 만 15~18세 남성 중 54.4%는 ‘결혼할 생각이 있다’라고 답했지만, 여성의 경우 34.6%에 그쳤다. 만 15~18세 여성 10명 중 3명만 결혼 의향이 있는 것이다. 출산에 대한 인식 차이도 비슷했다. 만 15~18세 남성 중 45.4%는 ‘자녀를 가질 생각이 있다’라고 응답했지만 여성은 29.5%만 출산 의향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만 15~18세에서 나타난 결혼과 출산에 대한 남녀 인식 차이는 전 연령대 중 가장 컸다. 마 위원은 “독립적인 삶의 방식을 추구하는 여성이 늘어나면서 10대 여성 청소년 중에도 결혼이나 출산을 필수로 여기지 않는 이들이 크게 늘고 있다“고 말했다.



김소영 기자 ks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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