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분간 호출해도 택시 안잡혀”…심야 ‘택시대란’에 부제 해제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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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년 4월 19일 14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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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된 18일 저녁 서울 홍대거리의 한 음식점 입구에 24시간 영업을 알리는 간판에 불이 켜져있다. 2022.4.18/뉴스1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된 18일 저녁 서울 홍대거리의 한 음식점 입구에 24시간 영업을 알리는 간판에 불이 켜져있다. 2022.4.18/뉴스1
사회적 거리두기가 전면 해제된 첫날인 18일 밤, 직장인 김모씨(30)는 집에 가기 위해 40분을 거리에서 떨어야 했다. 자정이 넘어 자리는 파했지만 택시가 도저히 잡히지 않은 탓이다. 홍대에서 여의도까지 택시를 5분 간격으로 재호출했지만 운행가능한 택시가 없었다.

김씨는 “심야버스도 30분 넘게 기다려야 하는 데다 사람도 너무 많았다”며 “반대 방향에서 택시를 잡아서 겨우 귀가할 수 있었다”고 했다.

직장인 이모씨(29)는 전날 밤 택시잡기를 포기했다. 약속자리는 밤 11시40분에 파했지만 시청 인근에서는 택시가 잡히지 않았고, 지하철 막차를 탔지만 그마저도 서울역에서 끊겼다. 결국 버스로 갈아타 1시간이 걸려서야 동작구의 집에 갈 수 있었다.

2년만에 사회적 거리두기가 전면 해제되고 일상회복이 이뤄지면서 심야시간엔 택시잡기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특히 번화가를 중심으로 사람들이 몰리면서 자정~오전1시 사이 ‘택시대란’이 펼쳐지는 모양새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올빼미버스’ 노선 확대와 함께 개인택시 부제 해제도 검토하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개인 택시기사에 대한 부제 해제를 비롯해 다양한 방법을 검토 중”이라며 “영업제한이 풀리면서 앞으로 인원이 분산될 거라 기대하지만, 이해당사자와 최대한 조율해 이동수단 공급을 늘리겠다”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심야시간대 이동량이 많아질 것에 대비해 심야버스인 ‘올빼미버스’ 노선 확대를 준비하고 있다. 시는 우선 9개 노선, 72대로 운행되던 올빼미버스를 14개 노선, 100대로 확대할 계획이다. 또 심야버스 사각지대에 노선을 신설하고 도심과 부도심 연계 등을 통해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개인택시 부제 해제도 한 방법이다. 현재 개인택시는 운전자의 과로방지, 차량정비, 수요공급조절을 위해 3부제로 운영된다. 2일 운행 후 하루는 쉬는 방식이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해 연말 3부제로 운영되는 개인택시의 부제를 오후 9시~다음 날 새벽 4시까지 일시적으로 해제해 2000대 가량의 택시를 추가공급한 바 있다.

유정훈 아주대 교통시스템공학과 교수는 “현재 상황에 맞지 않는, 오래 전 만들어진 개인택시 3부제, 4부제를 해제하고 수요가 몰리는 심야시간대에 서울과 경기, 인천 등을 빠르게 이어주는 심야급행버스를 투입하면 현재 택시대란을 막을 수 있다”고 제언했다.

유 교수는 “택시대란 사태가 야기된 것은 정부가 모빌리티 산업 자체 관리에 실패했기 때문”이라며 “장기적으로는 꼬이고 막힌 스마트 모빌리티 산업의 정상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심야시간 택시대란이 일어나는 이유는 택시기사 수가 부족해서다. 지난 2년간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에 따라 승객이 줄고 수입이 급감하면서 많은 택시기사들이 업계를 떠난 것으로 추정된다.

서울시에 따르면 시내 법인택시 기사는 지난달 기준 2만640명으로, 코로나19 발생 직전인 2020년 1월 2만9922명 대비 31% 감소했다. 법인택시 가동률도 지난해 1~9월 기준 34.47%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강신표 전국택시노조연맹 위원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손님도 줄어들고 소득이 최저임금에 미치지 못하는데다 택시총량제 등으로 개인택시 먼허값이 많이 오르면서 기사들이 줄어들었다”며 “서울도 택시 가동률이 30%에 그치는 등 심각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에 더해 서울교통공사가 지난 2020년 4월부터 새벽 1시까지 하던 지하철 연장 운행을 중단하면서 심야시간대 이동수단도 줄어든 상태다. 현재 서울교통공사는 공사의 재정 악화 등을 이유로 지하철 심야 연장을 고려하지 않는 상황이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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