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오수에 “尹 길 걸으시라”던 조성은, 사퇴엔 “본인 운명 어쩌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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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년 4월 18일 10시 3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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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은 씨. 뉴스1
조성은 씨. 뉴스1
김오수 검찰총장에게 “윤석열의 길을 걸으시라”고 지지를 보냈던 ‘고발 사주 의혹’ 제보자 조성은 씨가 김 총장이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에 항의해 사직서를 제출한 것을 두고 “큰일을 하지 못하는 것은 본인 운명이지, 어쩌겠나”라고 말했다.

조 씨는 17일 페이스북을 통해 “김 총장님, 아쉽습니다만 존중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어 민주당을 향해서는 “김 총장님의 결단이 헛되지 않도록 검찰개혁 법안 통과를 이번 주 내에 마무리 지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 누리꾼이 해당 게시물에 “김오수는 그만둘 명분을 찾았을 듯. 윤(석열)이 들어오고 견딜 모욕들을 상상하기 싫을 만큼 두렵고 떨렸을 것”이라는 댓글을 달자, 조 씨는 “저도 그렇게 생각한다. 늘 어려운 일이니 감내하지 못했다고 비난할 생각은 없다. 그냥 할 일을 하면 되는 것”이라고 답글을 남겼다.

앞서 조 씨는 지난달 윤석열 대통령 당선 직후 김 총장을 응원하는 듯한 글을 페이스북에 남긴 바 있다. 윤 당선인의 측근인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달 15일 김 총장에게 공개적으로 거취 표명을 요구하자, 조 씨는 김 총장에게 “윤석열의 길을 걸으시라”고 조언했다.

당시 그는 “우리도 검찰총장 출신 대통령 또 세워보자. 총장의 임기는 법상 보장 돼 있으니”라며 “남은 임기 1년 반 동안 윤석열 정권 수사로 법과 원칙을 세우면 제1야당 대통령 후보가 된다. 5수(김 총장 사법시험 도전 횟수)가 9수(윤 당선인)보다 낫지 않나”라고도 했다.

김오수 검찰총장이 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입법 추진의 부당성을 호소하기 위해 15일 오전 국회를 방문한 뒤 나서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김오수 검찰총장이 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입법 추진의 부당성을 호소하기 위해 15일 오전 국회를 방문한 뒤 나서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김 총장은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하는 ‘검수완박’ 법안에 반대하다 17일 박범계 법무부 장관에게 사직서를 제출했다. 취임한 지 약 10개월 만이다. 김 총장의 임기는 내년 5월까지였다.

김 총장은 “국민 인권에 커다란 영향을 주는 새 형사법 체계는 최소 10년 이상 운영한 후 제도 개혁 여부를 논하는 것이 마땅하다”면서 “제 사직서 제출이 앞으로 국회에서 진행되는 입법 과정에서 의원님들께서 한 번 더 심사숙고해주는 작은 계기라도 되기를 간절한 마음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는 같은 날 “입법 폭주로 국민의 피해가 불 보듯 예상되는 상황에서 형사사법 업무를 책임지는 공직자로서의 충정으로 이해한다”는 입장문을 냈다.

박 장관은 18일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김 총장의 사의 표명에 대해 “쉬는 날 사표 제출을 공개한 그 고뇌를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며 “여러 일들이 남아있으니까 (김 총장의 사직서를) 제가 좀 갖고 있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김소영 동아닷컴 기자 sykim4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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