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곡 살인’ 피해자 누나 “동생 돈으로만 이용…분노 치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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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년 4월 17일 12시 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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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억대 사망보험금을 노리고 남편을 숨지게 한 혐의로 공개수배된 이은해(왼쪽)와 내연남 조현수가 16일 오후 경기 고양시 덕양구의 오피스텔에서 검거, 고양경찰서로 인치되고 있다. ⓒ News1
8억대 사망보험금을 노리고 남편을 숨지게 한 혐의로 공개수배된 이은해(왼쪽)와 내연남 조현수가 16일 오후 경기 고양시 덕양구의 오피스텔에서 검거, 고양경찰서로 인치되고 있다. ⓒ News1
‘계곡 살인’ 사건 피의자 이은해(31)와 조현수(30)가 경찰에 검거된 가운데, 피해자 윤모씨의 누나가 심경을 밝혔다.

17일 네이버 카페 ‘가평계곡사건수사대’ 게시판에는 ‘안녕하세요. 오랜만에 인사드립니다. 윤씨 누나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윤 씨의 누나 A 씨는 “이런 날이 언젠가는 올 거라고 생각은 했지만 이렇게 겪고 나니 막상 글로 표현하기 어렵기만 하다”며 “사건이 덮어질까 두려웠고 막막했던 게 사실”이라고 운을 뗐다.

A 씨는 “지난달 30일 공개수배 이후 매일 쏟아지는 보도와 기사에 마음이 무겁기만 했다”며 “이은해, 조현수와 함께 마음속에 숨겨놓았던 제 동생의 모습까지 보는 것이 누나로서 괴로웠다”고 말했다.

이어 “그들은 제 동생을 그저 돈으로만 이용했다는 사실이 기가 막히다. 분노가 치밀었고, 그런 일을 겪고도 말도 못한 동생이 원망스러웠고, 가여웠다”며 “제 동생을 담보로 본인의 경제적 이득을 취하려고 했던 그 짐승들을 도저히 용서할 수 없다”고 분노했다.

A 씨는 “최근 공개된 그들의 편지를 보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며 “내사 종결 후 보험금을 받을 생각에 몇개월은 행복을 꿈꾸고 완전범죄를 꿈꿨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20년 봄 쯤 보험금 지급이 계속 미뤄지니 제게 도움을 청했던 그 뻔뻔함을 아직도 기억한다. 언제까지 그럴 수 있는지 앞으로 더 지켜보려 한다”며 “재판까지 험난한 과정을 겪을 수도 있다고 하지만 여기까지 왔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저희에게는 엄청난 위안”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문득 오늘밤은 동생과 전화통화라도 하고 싶은 날”이라며 “범죄자는 벌을 받고 동생은 그 여자를 만나기 이전으로 돌아가 평범하게 살 수 있다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고 한탄했다.

마지막으로 “어려운 환경에서도 현장에서 애써주신 형사님들, 지난해 2월부터 이 사건을 맡고 공들여 수사해 주신 인천지검 검사님께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고 전했다. 또 “이제 마음의 짐 하나 정도는 내려놓을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앞서 인천지검과 인천경찰청 광역수사대로 구성된 합동수사팀은 전날 낮 12시 25분경 고양시 덕양구의 한 오피스텔에서 이 씨와 조 씨를 검거했다.

이들은 2019년 6월 30일 오후 8시 20분경 경기 가평군 용소계곡에서 수영을 못하는 피해자 윤 씨를 물에 빠져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지난해 12월 검찰 조사를 받다가 도주한 뒤 4개월 넘게 행방이 묘연했다. 검찰은 지난달 30일 이들을 공개수배했다.

김혜린 동아닷컴 기자 sinnala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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