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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사회

지검장 18명 전원 ‘검수완박’ 반대… “피해는 국민에 돌아갈 것”

입력 2022-04-12 03:00업데이트 2022-04-12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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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수완박 논란]金 “수사권 폐지땐 직무 의미 없어”
지검장들 소집… 7시간 마라톤회의… ‘與 검수완박 의총’ 하루 앞 배수진
민주당 “檢, 정치행위 하는 곳 아냐”… 인수위 “민주, 사법체계 근간 흔들어”
김오수, 전국지검장회의서 주먹인사 11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전국지검장회의에서 김오수 검찰총장(오른쪽)이 심우정 서울동부지검장과 주먹인사를 하고 있다. 이날 오전 10시 시작된 회의는 오후 5시 넘어 끝났다. 참석자들은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사진공동취재단

김오수-지검장들 “職 연연 안해” 검수완박 반대


김오수 검찰총장이 11일 더불어민주당이 추진 중인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을 두고 “검찰 수사 기능이 폐지된다면 검찰총장인 저로서는 더 이상 직무를 수행할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밝혔다. 민주당의 입법 강행 여부를 결정하는 의원총회를 하루 앞두고 ‘조건부 사의’를 밝히며 배수진을 친 것이다.

김 총장은 이날 오전 10시 전국 지검장회의를 소집한 자리에서 “직에 연연하지 않겠다. 어떤 책임도 마다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또 “검찰 수사를 제도적으로 금지하는 것은 선진법제에서 유례를 찾을 수 없다. (수사권이 박탈되면) 더 이상 우리 헌법상의 검찰이라 할 수 없다”고도 했다.

민주당의 입법 움직임에 대한 검찰 내부 반발이 거세지면서 지휘부 책임론까지 나오자 강경 대응 방침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검찰 관계자는 “김 총장이 ‘검찰을 지키지 못한 역대 최악의 총장’으로 역사에 남을 것을 걱정해 ‘배수의 진’을 친 것”이라고 했다.

이날 지검장 18명은 오후 5시경까지 7시간 동안 회의를 가진 후 “충분한 논의나 구체적 대안 없이 검찰 수사기능을 폐지하면 피해는 국민들께 돌아가고 검찰의 존재 의의가 사라지게 된다”며 “국회에서 ‘(가칭)형사사법제도개선특위’를 구성해 각계 전문가와 국민들의 폭넓은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달라”는 입장을 밝혔다.

검수완박 법안에 대한 반발은 법조계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한국형사소송법학회는 이날 성명에서 “형사법체계의 근간을 흔드는 ‘검수완박’의 법 개정이 섣부르게 추진되고 있는 것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다. 이런 근본적인 법 개정은 반드시 진지한 연구, 토론과 국민적 합의가 선행돼야 한다”고 속도 조절을 주문했다.

반면 민주당 윤호중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비대위 회의에서 “검찰은 사회 정의를 지키는 곳이지 정치행위를 하는 곳이 아니다. 국회가 논의하려고 하는 ‘검찰개혁’은 이런 기득권과 특권을 가진 검찰을 정상적 검찰로 만들려고 하는 것”이라고 강행 방침을 재확인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는 “사법제도 문제를 다루려면 여야 간 태스크포스(TF)나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진지하게 논의하고 전문가 의견을 받아 처리해야 한다”고 맞받았다.

말을 아끼던 대통령직인수위원회도 논의에 가세했다. 원일희 인수위 수석부대변인은 이날 “대한민국 사법체계 근간을 흔드는 중차대한 사안을 민주당이 일방 강행 처리하려는 것에 국민의 우려가 큰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지검장 18명 전원 ‘검수완박’ 반대… “피해는 국민에 돌아갈 것”


김오수-지검장들 “職 연연 안해”
檢 간부들, 법안 강행땐 사직 의사… 친정권 성향 지검장도 의견충돌 없어
국회에 “전문가-국민의견 수렴… 형사사법제도 개선 특위를” 제안
박범계 “역할 하기엔 제 입지 좁아”


“검사장들이 직에 연연하지 않는다는 건 공통되고 일치된 입장이다.”(김후곤 대구지검장)

11일 오전 10시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청사에서 열린 전국 지검장 회의에서 김오수 검찰총장은 물론 전국 지검장들도 ‘조건부 사의’를 밝혔다. 이에 따라 더불어민주당이 12일 의원총회에서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을 강행 처리하기로 방침을 세울 경우 검찰 고위 간부들의 줄사표 파동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 지검장들 “우리도 직 연연 안 해”
전국 지검장 회의 김오수 검찰총장과 지검장들은 11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전국지검장회의를 열고 더불어민주당의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움직임에 대한 대응책을 논의했다. 지검장들은 회의 후 “검찰의 존재 의의가 사라지고 국민들에게 피해가 돌아갈 것”이라며 검수완박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이날 전국 지방검찰청 검사장 전원(18명)이 참석한 가운데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마라톤 회의가 진행됐다. 김 총장의 모두 발언을 시작으로 각 지검장이 돌아가며 의견을 밝히는 방식으로 진행됐는데 민주당의 검수완박 법안 추진에 대한 성토와 강경 대응 의견이 주를 이뤘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 지검장은 “동부지검의 산업통상자원부 블랙리스트 수사 때문에 갑자기 민주당이 검수완박 추진에 나선 것 아니냐는 주장도 나왔다”고 전했다.

지검장들은 지난해 1월부터 시행된 검경수사권 조정의 결과로 수사 지연 등의 문제점이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검수완박을 추진할 경우 폐해가 클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들은 회의를 마친 뒤 배포한 입장문에서 “국민적 공감대와 절차적 정당성을 갖추지 않고 충분한 논의나 구체적 대안도 없이 검찰의 수사 기능을 폐지하는 법안이 성급히 추진된다면 그로 인한 피해는 국민들께 돌아갈 것”이라고 했다.

이에 지검장들은 검수완박 추진에 대한 대안으로 국회에 ‘형사사법제도개선특위’를 구성할 것을 제안했다. 이들은 “형사사법제도를 둘러싼 제반 쟁점에 대해 전문가와 국민들의 폭넓은 의견을 수렴하고 논의를 거쳐 합리적 개선 방안을 마련해 주실 것을 간곡히 호소드린다”고 밝혔다.

이날 회의에는 친정권 성향으로 분류되는 심재철 서울남부지검장, 이종근 서울서부지검장 등도 참석했다. 회의 내용 발표를 맡은 김후곤 대구지검장은 “다양한 의견이 나왔지만 의견 충돌은 없었다. (민주당 법안에) 문제가 있다는 것은 검사장 전원의 공통된 인식”이라고 강조했다. 김 지검장은 또 ‘집단행동이 지나치다’는 지적에 대해 “집단반발이라는 표현 자체가 오히려 이 문제의 본질과 다른 것”이라며 “국회 입법권에 대해서도 적정한 의견 개진은 필요하다”고도 반박했다.
○ ‘민주당-검찰’ 충돌, 오늘 운명의 날
8일부터 이어진 검찰의 반발은 민주당 의원총회가 열리는 12일 분수령을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이 검수완박 법안 강행 처리를 당론으로 채택할 경우 김 총장이 물러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지검장 회의에선 민주당 결정에 따른 단계별 계획과 총장 사퇴 시점 등에 대해서도 논의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지검장은 “민주당 의총 상황을 지켜본 뒤 대검 기획조정부 주도로 계획을 마련해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검찰의 반발에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 박 장관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법무부 장관이 역할 하기에는 너무 제 입지가 좁아졌다”면서 “검찰총장부터 법무부 검찰국 검사들까지 일사불란하게 대응하는 걸 보며 좋은 수사, 공정성 있는 수사에 대해선 왜 일사불란하게 목소리를 내지 않는지 의문이 들었다”고 했다.

신희철 기자 hcshin@donga.com
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
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배석준 기자 euli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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