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단체 “지하철 시위 잠정 중단… 인수위 대응 지켜볼것”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3월 30일 03시 00분


인수위, 승하차 시위 현장 찾아가
“요구사항 세밀히 검토할테니 시민 불편 없도록 시위 멈춰달라”
이준석 사과 요구엔 “전달하겠다”
전장연 “내달 20일까지 답변달라… 오늘부터 매일 릴레이 삭발 투쟁”

경복궁역 회의실서 30분간 면담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사회문화복지분과 임이자 간사(오른쪽에서 두 번째)와 김도식 
인수위원(오른쪽)이 29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경복궁역 회의실에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관계자와 면담을 하고 있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경복궁역 회의실서 30분간 면담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사회문화복지분과 임이자 간사(오른쪽에서 두 번째)와 김도식 인수위원(오른쪽)이 29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경복궁역 회의실에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관계자와 면담을 하고 있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지하철 승하차 시위를 이어온 장애인 단체가 “다음 달 20일까지 시위를 잠정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인수위) 측에 요구를 전한 만큼 받아들여지는지 여부를 지켜보겠다는 취지에서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는 29일 오후 “인수위 측과 만나 요구사항을 전달하고 ‘장애인의 날’인 다음 달 20일까지 답변을 달라고 했다. 이에 따라 30일부터 시위를 중단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전장연 관계자는 “인수위에서 시민 불편이 있으니 멈춰달라고 요청해 받아들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오전 7시 40분경 인수위 사회문화복지분과 간사인 국민의힘 임이자 의원과 김도식 인수위원 등이 전장연 시위 현장인 서울 종로구 경복궁역을 찾았다.

박경석 전장연 공동대표는 30분간의 면담에서 장애인 권리 신장을 위한 제도 개선 및 예산 마련을 요구했다. 요구사항에는 △지하철 전 역사 엘리베이터 2개씩 설치 △내년 장애인 탈(脫)시설 자립 지원 시범예산 807억 원 편성 △활동 지원 예산 1조2000억 원 증액 △평생교육시설 예산 134억 원 편성 등이 포함됐다.

이에 김 인수위원은 “장애인 기본 권리는 우리 모두의 문제라 생각한다. 세밀히 살펴보고 추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임 의원은 “절박한 마음을 알았으니 (지하철 시위를) 중지해주시고 소통해서 함께 풀어나가자”며 다음 달 20일까지 답을 달라는 요구에 “논의하고 말씀드리겠다”고 했다.

박 대표는 또 최근 전장연의 시위에 대한 비판을 이어가는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에게 “사과하라”는 말을 전해 달라고 했고 임 의원은 “전달하겠다”고 약속했다.

전장연 측은 면담 직후 “답을 듣지 못해 실망스럽다”고 했으나 이후 시위 중단을 발표했다. 이 대표는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전장연이 지하철 통행을 막아 시민들의 불편을 초래해서 목적을 달성하는 것을 포기했다”며 “다행이고, 환영한다”고 썼다.

전장연은 승하차 시위를 중단하는 대신 30일부터 매일 오전 8시 경복궁역에서 릴레이 삭발식을 열고 인수위 측에 책임 있는 답변을 촉구할 계획이다. 또 다음 달 20일까지 요구사항에 대한 충분한 답변을 받지 못할 경우 시위 재개도 검토할 방침이다.

한편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전장연과 국회에서 간담회를 갖고 전장연이 요구하는 장애인 권리보장법 등을 “조속히 국회에서 통과시키겠다”고 했다.

#전장연#인수위#지하철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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