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오열도 끝자락에 자리한 전남 여수시 남면 연도는 지형이 솔개 모습을 닮았다. 연도등대에서 내려다보는 해안풍경은 절로 탄성이 나올 정도로 아름답다. 여수시 제공
전남 여수시 남면 연도는 금오열도 끝자락에 자리하고 있다. 여수항에서 차도선을 타고 서남쪽으로 두 시간 정도 가다 보면 연도에 도착한다. 일명 ‘소리도’라 불리는 연도는 솔개가 차고 나는 모양을 닮았다. 그래서 한자로는 솔개 연(鳶)과 섬 도(島)를 쓴다.
연도 끝자락에는 남해의 길잡이 역할을 하는 등대가 있다. 등대 가는 길은 동백나무로 터널을 이룬다. 등대의 하얀색 건물과 푸른 잔디밭, 수줍은 듯 서 있는 여인 조각상이 이국적인 풍경을 연출한다.
연도 등대는 1910년 10월 처음으로 불을 밝혔다. 먼 바다에 나갔던 배들이 여수항으로 돌아올 때 처음 만나는 희망의 불빛이었다. 110년이 지난 뒤에도 여전히 여수·광양항을 오가는 선박이나 남해에서 고기를 잡는 어선들의 길잡이 역할을 해주고 있다.
연도 등대에서 내려다보는 풍광은 천하절경이다. 등대 주변에는 동물 형상의 빼어난 기암괴석이 많다. 코끼리가 코를 물에 담가 놓은 모양을 한 코끼리 바위, 물개바위 등이 탐방객의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연도 등대 인근에 소룡단이 있다. 용의 꼬리가 바다에 담겨진 형상의 소룡단을 걸으면 눈앞에 펼쳐진 바다 절경을 만끽할 수 있다. 용의 머리에 해당하는 대룡단은 배를 타고 가야 볼 수 있다.
해안은 노송과 오목볼록한 바위 벼랑들이 장중하면서도 아기자기한 자연미를 보여준다. 옛날 네덜란드 상선이 보물을 숨겨 놓았다는 전설을 간직한 해안 동굴인 솔팽이 굴이 볼만하다. 굴 내부는 소형선박 50여 척이 정박할 정도로 넓다. 연도 남쪽 해안은 파도, 조류, 해류 등의 침식으로 깎여 해안에 형성된 절벽인 해식애(海蝕崖)가 발달돼 있다. 100∼150m 높이의 해식애와 동백나무 숲은 아름답고 발길이 닿지 않아 자연 그대로의 아름다움을 지녔다. 연도 흙 둘레길은 걷는 데 3시간 정도 걸린다.
먼 바다를 마주하고 있는 연도는 파도가 거세 가두리 양식을 할 수 없다. 120가구 380여 명의 연도 주민은 방풍 나물을 재배하고 해산물을 채취해 삶을 꾸린다. 김동근 연도 이장(65)은 “섬 주변이 깊은 바다여서 각종 해산물이 풍부하다. 수심 4∼5m에 잡히는 뿔 소라가 특산품”이라며 “뿔 소라는 여름부터 가을까지 가장 맛이 있는데 연도 경치를 감상하면서 맛보는 뿔 소라 맛이 일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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