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성보다 강한 음악, 우크라 종전 때까지 연주”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3월 21일 23시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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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 음악동아리, 러 대사관 인근서 우크라 국기 마스크 쓰고 연주회
명지대-세종대 학생들은 성금 모금… 한국외대, 평화기원 인스타 릴레이

21일 서울 중구 이화여고 정문 앞에서 이화여대 관현악과 소속 교수와 졸업생, 재학생들이 첼로 연주를 하고 있다. 우크라이나의 
평화를 위해 배일환 이화여대 관현악과 교수(왼쪽)가 기획한 연주회로 전쟁이 끝날 때까지 매일 낮 12시 반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21일 서울 중구 이화여고 정문 앞에서 이화여대 관현악과 소속 교수와 졸업생, 재학생들이 첼로 연주를 하고 있다. 우크라이나의 평화를 위해 배일환 이화여대 관현악과 교수(왼쪽)가 기획한 연주회로 전쟁이 끝날 때까지 매일 낮 12시 반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음악이 칼보다 강하다고 생각해 연주회를 열기로 했습니다.”

21일 서울 중구 정동길에서 만난 이화여대 관현악과 배일환 교수는 ‘평화를 위한 작은 음악회’를 기획한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음악회에 러시아 침공으로 포성이 멈추지 않는 우크라이나의 평화를 기원하는 마음을 담았다. 음악회가 열린 장소도 주한 러시아대사관과 가까운 이화여고 정문 앞이다.

재학생과 졸업생으로 구성된 이화여대 음악 봉사 동아리 ‘이화첼리’와 ‘이화다움’ 단원들이 흔쾌히 동참해 기획부터 실제 연주회까지 나흘이 채 걸리지 않았다.

낮 12시 반에 시작된 음악회에선 헨델의 ‘울게 하소서’를 시작으로 7곡이 연주됐다. 연주자들은 모두 우크라이나 국기가 그려진 마스크를 착용했다. 첼로 4중주가 거리에 울려 퍼지자 다수의 시민들이 발길을 멈추고 음악에 귀를 기울였다. 음악회는 30분 동안 이어졌다. 연주회는 전쟁이 끝날 때까지 휴일을 빼고 매일 같은 시간에 이곳에서 열린다.

직장인 조은혜 씨(41)는 “취지도 좋고 연주도 감동적이라 눈물이 날 뻔했다”면서도 “종전까지 음악회가 계속된다고 하니 하루빨리 음악회가 끝나는 날이 오면 좋겠다”고 말했다. 직장인 이모 씨(52)도 “평화를 위해 교수님과 제자들이 거리에서 공연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라며 “내일은 국악을 연주한다고 하는데 동료들과 함께 또 보러올 생각”이라고 했다.

최근 대학가에선 우크라이나를 돕기 위한 행사가 잇따르고 있다. 명지대 국제교류 학생클럽 ‘어우라미’는 7일부터 일주일 동안 우크라이나 긴급구호를 위한 모금 캠페인을 진행했다. 명지대 관계자는 “학생들이 기획한 캠페인에 교수, 교직원, 노조까지 동참해 약 350만 원의 성금을 모았다”며 “15일 유엔난민기구(UNHCR)에 전액 기부했다”고 밝혔다. 세종대와 세종사이버대 등도 교수와 교직원, 학생이 모금한 1000만 원을 10일 주한우크라이나 대사관에 전달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릴레이 캠페인을 펼치는 학교도 있다. 한국외대 우크라이나어과는 학과 인스타그램에서 평화 포스터 릴레이를 진행 중이다. ‘#나는_우크라이나를_지지합니다’라는 해시태그와 함께 우크라이나 국기 사진 등을 올리는 식이다. 김기범 우크라이나어과 학생회장은 “학과 학생들은 매주 주말 러시아대사관 앞 평화 집회에도 참여 중”이라며 “다음달 27일부터 명동성당 갤러리에서 학우들이 직접 제작한 평화 포스터를 전시할 예정”이라고 했다.


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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