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 주변 고즈넉한 산책길, 공연과 전시 문화예술 길 되다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3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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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트로 스트리트]〈12〉송파구 석촌호수길
‘석촌호수 아뜰리에’ 연극 등 공연…공연 없을땐 남도민요-탈춤 수업
문화실험공간 ‘호수’선 전시회…카페-쿠킹스튜디오도 갖춰
‘아트갤러리’ 내년 9월 완공 등 문화예술 중심지로 탈바꿈

석촌호수 서호에 자리 잡은 문화실험공간 호수. 원래 레스토랑이 있던 자리를 복합 문화공간으로 꾸몄다. 이달부터 6월까지 
일러스트 기획 전시회가 열리며 평일에는 보석공예, 단소 클래스 등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도 진행된다. 강승현 기자 
byhuman@donga.com

석촌호수 서호에 자리 잡은 문화실험공간 호수. 원래 레스토랑이 있던 자리를 복합 문화공간으로 꾸몄다. 이달부터 6월까지 일러스트 기획 전시회가 열리며 평일에는 보석공예, 단소 클래스 등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도 진행된다. 강승현 기자 byhuman@donga.com
10일 오후 서울 송파구 석촌호수길 주변. 어디선가 남도민요 소리가 구성지게 울려 퍼졌다. 소리를 따라 건물 안으로 들어서자 장단에 맞춰 10여 명의 수강생이 마스크를 착용한 채 민요를 배우고 있었다. 수강생은 초등학생부터 머리가 희끗희끗한 중·장년에 이르기까지 다양했다.

이곳은 지난해 6월 문을 연 ‘석촌호수 아뜰리에’. 연극, 뮤지컬 등 다양한 공연이 펼쳐지는 공간이다. 공연이 없을 때에는 남도민요, 탈춤 등의 수업이 진행되기도 한다. 송파구 관계자는 “서울시민이면 누구나 교육에 참여할 수 있는데 요즘은 1시간 이상 떨어진 지역에서 오는 사람도 있다”고 했다.

○ 공연부터 전시회까지… ‘문화예술길’로 변신


석촌호수길은 고즈넉한 호수 주변을 산책하는 한적한 길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최근에는 다양한 공연과 전시가 열리는 문화·예술 중심지로 탈바꿈하고 있다.

이날 잠실역(10번 출구)을 나와 송파관광정보센터에서부터 호수길을 약 50분(동호와 서호를 합쳐 약 2.5km) 도는 동안 곳곳에서 다양한 공연과 전시를 즐길 수 있었다. 문화유적이 많은 송파구답게 병자호란의 아픔이 담긴 ‘삼전도비’ 같은 역사 유물도 간간이 마주쳤다.

가장 먼저 나타난 문화실험공간 ‘호수’에선 ‘그리는 하루, 그리운 하루’라는 제목으로 일러스트 작품 전시회가 열리고 있었다. 마치 봄의 시작을 알리듯 밝은 톤의 다양한 작품들이 전시돼 있었고 한쪽에선 미디어아트도 볼 수 있었다. 전시회에는 지역 청년 작가들이 주로 참여했다고 한다.

서호에 조성된 이 공간은 원래 음식점이 있던 자리였는데 2020년 7월 문화공간으로 변신했다. 전시공간 외에 카페와 교육공간도 있다. 직접 요리를 할 수 있는 쿠킹스튜디오도 마련돼 있다. ‘스마트 헬스케어존’에선 간단하게 건강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 어느 공간이든 창문 밖으로 석촌호수를 볼 수 있어 주말이면 방문객으로 북적인다. 송파구 관계자는 “예약제로 운영되는 쿠킹스튜디오는 단시간에 마감될 만큼 인기가 많다”며 “몇 년 전까지는 평범한 산책길이었지만 이제 문화생활까지 즐길 수 있어 시민 만족도가 높다”고 말했다.

○ ‘아트갤러리’ ‘문화예술회관’도 문 열어


동호에선 한창 공사가 진행 중이었다. 지난해 10월 착공해 내년 9월 완공 예정인 ‘석촌호수 아트갤러리’다. 공사가 마무리되면 시각예술, 과학, 디지털미디어 등 다양한 장르의 전시가 열릴 예정이다. 3층 규모인데 전시공간 외에 전망 덱, 카페, 옥상정원 등도 조성된다. 송파구 관계자는 “유명 작가보다 상대적으로 전시 기회가 적은 지역예술가 등에게 우선적으로 공간을 제공할 예정”이라며 “석촌호수길에 또 하나의 문화·예술 공간이 생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직 계획 단계지만 서호에 1000석 이상 규모의 문화예술회관도 들어설 예정이다. 클래식 공연은 물론 각종 콘서트와 전시회 등을 진행할 수 있는 공간으로 계획 중이다. 회관 건립까지 마무리되면 석촌호수길은 서울의 대표 문화·예술 거리 중 하나로 발돋움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성수 송파구청장은 “평범한 일상이 예술이 되고, 예술이 일상과 놀이가 되는 ‘문화도시’를 위해 앞으로도 석촌호수길 일대에 다양한 문화·예술 공간을 조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호수길을 한 바퀴 둘러보고 허기가 찾아올 때 호수 동쪽에 조성된 카페거리와 송리단길을 찾아가 맛있는 음식으로 산책을 마무리하는 것을 추천한다.


강승현 기자 byhuman@donga.com
#송파구#석촌호수길#고즈넉한 산책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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