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진화 지원 소방관 자택서 숨져… “퇴근뒤에도 새벽까지 업무”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3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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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족 “과도한 업무에 과로사”

경북 울진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 진화 업무를 지원하던 충남소방본부 소속 소방관이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유족들은 숨진 소방관이 산불 진화를 지원하느라 과도한 업무에 시달렸다고 증언했다.

8일 충남소방본부에 따르면 6일 오전 본부 구조팀 소속 고은호 소방경(51·사진)이 서산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소방본부 측은 “고 소방경 부인의 신고를 받고 구급대가 현장에 도착했을 때 이미 사망한 상태였다”고 밝혔다.

고 소방경은 사망 전날까지 충남 소방서 인력과 장비 등을 산불 현장에 배치하는 업무를 담당했다. 해당 업무 담당 팀이 산불 현장으로 출동해 고 소방경이 대신 업무를 맡았는데 주말에도 쉬지 못하고 근무를 했다. 유족들은 “퇴근 후 집에서 새벽 3, 4시까지 계속 일을 했다”고 밝혔다. 소방본부 관계자는 “직원들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이 잇따르면서 전체적으로 업무량이 늘었다”고 했다.

충남 태안 출신인 고 소방경은 1996년 서산소방서에서 소방공무원 생활을 시작했다. 주말에는 거의 빠짐없이 홀어머니가 있는 태안 집으로 가 농사일을 도울 정도로 효심이 지극했다고 한다. 형 고윤호 씨는 “동생은 효자였고, 소방관 생활을 무척 자랑스럽게 여겼다”며 “어머니는 갑작스러운 충격에 몸을 가누지 못할 정도로 힘들어하신다”고 전했다.

최병암 산림청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누적된 과로로 소방관 한 분이 순직했다는 보고를 받았다”며 고 소방경의 죽음을 애도했다. 소방청 관계자는 “순직 인정 여부는 인사혁신처 심의를 통해 결정될 것”이라고 했다.


홍성=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울진 산불#소방관#산불 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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