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만배 녹취록’에 등장한 양승태 “김만배 만나거나 연락한 적 없다” [법조 Zoom In]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2월 26일 09시 3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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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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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최근 공개된 대장동 특혜 의혹 녹취록 속에서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 씨가 자신을 언급한 내용과 관련해 이를 해명하는 글을 지인에게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26일 양 대법원장 측에 따르면 양 대법원장은 최근 가까운 지인들에게 “김 씨를 전혀 알지 못한다”는 내용의 문자를 보냈다. 앞선 22일 국민의힘 측이 공개한 해당 녹취록에는 김 씨가 “양승태 대법원장님이 되게 좋으신 분”이라며 김 씨가 양 전 대법원장과 여러 번 같이 등산을 갔다는 취지로 언급한 내용이 담겨 있다.

이에 대해 양 전 대법원장은 지인들에게 보낸 글에서 “최근 김 씨라는 사기꾼과 관련해 녹취록이 공개돼 보도된 바 있다”며 “녹취록을 보니 김 씨가 나하고 아주 친하고 등산도 여러 번 같이 한 것처럼 기재돼 있어서 깜짝 놀랐다”고 했다. 이어 “나는 김 씨를 전혀 알지 못하고 만난 일도 없고 통화한 일도 없다”며 “김 씨의 녹취록 기재는 완전한 허위이니 오해하지 마시기 바란다”고 주장했다.

양 전 대법원장은 또 “그런 사기꾼의 입에서 내 이름이 언급됐다는 사실 자체가 불명예스럽다”며 “기자회견이라도 하고 싶지만 시덥잖은 사기꾼의 거짓말 하나를 가지고 호들갑을 떠는 것으로 보일 염려도 있어 참고 있다”고 해명했다. 한 법조계 고위직 인사는 “만에 하나 김 씨가 함께 등산을 갔다 해도 대법원장과 각 언론사 법조팀장 전체와 간 산행 정도일 것”이라며 “김 씨가 본인의 영향력을 과시하려고 거짓말을 한 걸로 보인다”고 했다.

양 전 대법원장은 2019년 2월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져 현재 1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


김태성 기자 kts571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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