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방산 기업들을 향해 다시 한번 ‘채찍과 당근’을 동시에 꺼내 들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7일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예산 초과와 납기 지연을 반복하는 자국 방산 기업들을 겨냥한 경고 글을 썼다. 배당금 지급 금지, 자사주 매입 제한, 경영진 급여 상한 설정 등 과거에도 언급했던 제재 가능성을 재차 거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방산 업체들이 설비 투자는 소홀한 채 주주들에게 막대한 배당금을 지급하고 자사주를 대량으로 매입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은 더 이상 용납될 수 없다. 미국 방산 업계 전체에 경고한다”고 질타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 이후 미국 주요 방산 기업들의 주가는 2∼5% 하락했다. 시장은 해당 발언을 단순한 정치적 수사가 아닌 실제 정책 리스크로 받아들이는 모습이다. 특히 장 마감 후에는 미국 방산업체 RTX의 방산 부문인 레이시언을 직접 지목하며, 국방부의 요구보다 주주 환원에 더 집중하고 있다고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정부와의 사업을 지속하려면 배당이나 자사주 매입보다 공장과 설비에 대한 선제적 투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러한 강경 발언과 동시에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2027 회계연도 국방예산을 1조5000억 달러(약 2213조 원)로 책정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2026 회계연도 예산(9010억 달러) 대비 66.5% 증가한 규모다. 증액분은 관세 수입으로 충당할 계획이다. 미국은 중국과 러시아와의 군비 경쟁, 우주 기반 미사일 방어체계인 ‘골든 돔’과 해상 전력 강화를 위한 ‘황금 함대’ 구축 등을 통해 군사적 우위를 더욱 공고히 하려는 전략을 분명히 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꿈의 군대’는 극초음속무기와 드론 전력 확대를 중심으로 한 압도적 군사력 구축을 의미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방산 기업들에 요구하는 것은 기술 경쟁이 아닌 생산 능력의 빠른 확대다. 이미 최고 수준의 무기 기술을 보유한 미국이 군사력 재건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개발 이후의 양산 속도와 공급 안정성이 필수적이다. 시간차를 두고 방산 기업 제재 가능성과 국방예산 대폭 증액을 발표한 것은 막대한 예산을 기반으로 기업들의 설비 투자와 생산 속도 개선을 유도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무기 프로그램 지연과 예산 초과 이슈가 컸던 기업이 아닌 RTX를 직접 언급한 배경 역시 현재 미국이 가장 시급하게 필요로 하는 미사일 생산 능력을 우선적으로 확대하겠다는 정책적 판단으로 보인다. 일부 기업에는 단기적 제재 리스크가 존재하지만 장기적으로는 글로벌 군비 경쟁 심화로 방위산업 전반에 대한 긍정적 시각을 유지한다.
특히 배당과 자사주 매입을 실시하지 않아 제재 부담이 상대적으로 작은 보잉, 크라토스디펜스 등은 현 국면에서 주목할 만한 종목으로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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