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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사회

“예견된 붕괴?”…한 달 전 1차 사고 무시·지지대 설치도 안해

입력 2022-01-17 19:07업데이트 2022-01-17 1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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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오후 광주광역시 서구 화정동 현대산업개발 아파트 신축공사 붕괴사고 현장에 제거되지 못한 잔해물이 보이고 있다. 지난 11일 현대산업개발이 시공 중인 화정동 아이파크 신축 공사 현장 201동 건물이 38층부터 23층까지 무너져 작업자 6명이 실종됐다. 6명 중 1명은 숨진 채 발견됐고 나머지 5명의 생사 여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2022.1.17/뉴스1 © News1
1명이 사망하고 5명이 실종된 광주 현대산업개발 아파트 신축 공사 붕괴 사고는 부실시공에 따른 예견된 참사라는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아파트 붕괴 사고 발생 한 달 전 이미 옆 동에서 비슷한 사고가 있었으나 무시됐고, 콘크리트 타설 작업 시 하중을 지탱하는 동바리(지지대)도 설치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17일 광주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수사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 12월 중순 화정아이파크 203동에서도 39층 바닥 일부가 무너져내리는 사고가 있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경찰은 한 달쯤 전 또 다른 붕괴 사고가 있었다는 <뉴스1> 보도 이후 지난 15일 관련자들을 소환해 사실관계를 확인했다.

작업자들로부터 203동 39층에서 콘크리트 타설 후 일부 슬래브가 4~5m가량 주저앉았다는 진술과 관련 사진을 확보했다.

작업자들이 정확한 사고 날짜는 기억하지 못해 경찰은 압수수색한 작업일지 등을 토대로 확인하고 있다.

경찰은 현장 작업자들의 진술을 토대로 현대산업개발 측도 이 사고를 인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산업개발 측이 1차 사고 당시 제대로 대응만 했더라면 이번 참사는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38~39층 사이에 1m 높이의 설비 공간(PIT층)에 무지보(데크 플레이트.Deck plate) 공법을 사용했고, 그 아랫층에 지지대인 ‘동바리’가 설치되지 않았다는 것도 확인됐다.

17일 오전 광주광역시 서구 화정동 현대산업개발 아파트 신축공사 붕괴사고 현장에서 관계자들이 크레인에 탑승해 안전진단을 하고 있다. 지난 11일 현대산업개발이 시공 중인 화정동 아이파크 신축 공사 현장 201동 건물이 38층부터 23층까지 무너져 작업자 6명이 실종됐다. 6명 중 1명은 숨진 채 발견됐고 나머지 5명의 생사 여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2022.1.17/뉴스1 © News1
설비공간은 소방 설비 등 배관이 들어가는 층이다. 공간이 좁다 보니 동바리 설치가 어려워 데크플레이트 방식을 사용한다.

데크플레이트는 아연도금된 강판을 구부려 강성을 높이는 방식으로 동바리 등으로 받치지 않아도 콘크리트를 타설 할 수 있다.

데크플레이트 방식을 사용하더라도 PIT층 외 다른 층에는 상층의 하중을 견딜 동바리 설치가 필수다.

하지만 현장 작업자들은 붕괴 현장인 39층 밑 36~38층에선 동바리가 설치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한국노총 건설산업노조에 따르면 지난 11일 붕괴사고가 발생한 201동에 투입돼 작업한 노조 소속 조합원 20여명은 붕괴 직전인 당일 오후 3시까지 37~38층 동바리가 설치되지 않았다는 현장 목격담을 노조 측에 전달했다.

동바리는 콘크리트 타설 아래층 천장에 설치하는 철제 구조물로, 통상 3.3㎡(1평)당 4개를 설치한다.

한국노총 건설노조 관계자 A씨는 “타설 작업을 할 때는 혹시 모를 붕괴사고를 대비하기 위해 타설 작업이 진행되는 층을 기준으로 아래 5개 층까지 동바리를 설치한다”며 “하지만 명확하게 201동 37~38층에는 동바리가 설치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현산 측에서 공기를 단축하라는 압박이나 지시는 없었다”며 “하지만 관행적으로 ‘빨리빨리’라는 암묵적인 업계 분위기 탓에 동바리를 설치하지 않은 것 같다”고 전했다

데크플레이트 공법을 사용하더라도 하층에 동바리 설치 등 보강 작업은 필수이고, 동바리 사용 규정을 준수하지 않았다면 명백한 과실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경찰 관계자는 “동바리가 설치되지 않았다는 지적에 대해 사실관계를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광주=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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