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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사회

[단독]“오미크론 확진자와 마스크 쓰고 1분 대면했는데 감염”

입력 2021-12-07 03:00업데이트 2021-12-07 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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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미크론 확진자 하루새 2배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가 국내에서 5차 감염까지 이어지며 빠르게 퍼지고 있다. 방역당국은 오미크론이 조만간 국내 우세종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6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는 12명 추가돼 총 24명이다. 하루 만에 2배로 늘었다. 밀접 접촉자 600여 명을 포함해 조사 대상자는 약 1370명이다. 새로 확인된 12명 중 10명은 첫 확진자인 인천 40대 부부에서 비롯된 지역 내 ‘n차 감염’이다. 인천의 한 30대 남성도 1일 검체를 채취해 검사했는데 오미크론 변이로 최종 확인됐다. 국내 오미크론 첫 접촉(11월 24일) 이후 일주일 만에 5차 감염까지 이뤄졌다.

역학조사 과정에서 오미크론 변이의 강한 전파력을 보여주는 사례도 나왔다. 인천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30대 여성 A 씨는 지난달 29일 감염자(30일 확진)와 접촉 후 3일 오미크론 확진 판정을 받았다. 방역당국 관계자는 “역학조사 결과 음식을 서빙하고 값을 계산하는 과정에서 두 사람이 직접 접촉한 시간은 약 1분에 불과했고, 내내 마스크도 착용했다”고 전했다. 이상원 방대본 역학조사분석단장은 “유럽과 미국은 오미크론이 우세종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우리나라에서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확진자 중 중증 악화 사례는 없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의학연구위원회가 오미크론 발생 지역인 하우텡주 의료진을 인용해 발간한 보고서에도 ‘델타 변이 유행 때와 달리 산소 주입 치료를 받아야 하는 중증 환자가 많지 않았다’는 분석이 담겼다.

오미크론 확산 우려 속에 병상 상황은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최근 일주일(11월 28일∼12월 4일) 동안 입원을 기다리다가 집에서 사망한 코로나19 환자는 13명으로 집계됐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6일 열린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오미크론의 전파력이 눈에 띄게 높은 것은 분명하다”며 “고령층 3차 접종과 청소년 기본접종이 여전히 충분치 않다”고 말했다. 이어 “백신 접종은 더 이상 선택이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방역패스 확대를 반대하는 여론에 명확히 선을 그은 것이다.

이날부터 식당 카페 학원 등에도 방역패스가 시행된 가운데 내년 2월 1일부터 소아·청소년(12∼18세)까지 확대 적용키로 한 결정의 논란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대구의 한 학생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린 청소년 적용 반대 게시물에는 6일 오후까지 25만 명이 넘게 동의했다.

5차감염까지 간 오미크론… 하루새 확진 12명→24명
추가확진 10명, 인천發 ‘n차 감염’… 확진자 접촉 조사대상만 1370명
당국 “조만간 국내 우세종 가능성”… 일주일간 입원 대기중 13명 사망
金총리 “백신접종 더는 선택 아니다”


현재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을 주도하는 ‘델타 변이’는 4월 처음 확인된 뒤 7월 우세종이 되기까지 석 달이 걸렸다. 지난달 24일 국내에 상륙한 ‘오미크론 변이’는 1주일 만에 5차 감염까지 일으켰다. 이미 인천을 벗어나 전국 확산 조짐을 보이고 있다. 오미크론의 확산이 역학조사를 통한 전파 차단 속도보다 빠를 것이란 우려가 커진다.

○ 마스크 쓰고 1분 남짓 대면접촉 후 감염

방역당국은 인천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30대 여성 A 씨 감염 상황을 주목하고 있다. 지난달 29일 오미크론 감염자인 60대 여성 B 씨가 A 씨 식당을 찾았다. B 씨는 나이지리아에서 입국한 뒤 지난달 25일 국내 첫 오미크론 변이 판정을 받은 40대 부부를 차로 태워 준 지인의 장모로, 3차 감염자에 해당한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A 씨는 음식을 나르고 계산할 때 외에는 B 씨와 전혀 대면하지 않았다. A 씨와 B 씨가 상대방을 보고 이야기를 나눈 시간도 ‘2분 미만’으로 조사됐다. B 씨는 이 식당에 1시간 정도 머물렀지만, A 씨는 나머지 시간 동안 주방에 머물렀다. 마스크도 계속 착용하고 있었다고 한다. 둘 다 코로나19 백신은 접종하지 않았다.

하지만 A 씨는 이달 3일 코로나19로 확진됐고, 정밀검사(전장유전체 검사)에서 6일 오미크론 변이 감염으로 판정됐다. A 씨는 인천 미추홀구 교회를 중심으로 퍼진 다른 오미크론 확진자와 접점이 없었다. 방역당국 관계자는 “B 씨의 바이러스가 식탁 등에 비말 형태로 남았다가 옮겨졌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앞서 홍콩에서는 지난달 중순 호텔 복도를 사이에 두고 다른 방에서 격리 중이던 여행객 간에 오미크론 변이 전파가 일어났다. 폐쇄회로(CC)TV 확인 결과 사람이나 물건이 오가지 않았다. 홍콩대 연구진은 “음식을 들여놓기 위해 문을 열 때 바이러스가 한 객실에서 다른 객실로 전파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 1주일 만에 5차 감염… “증상은 경미”

오미크론 변이가 새로 감염된 사람의 몸속으로 들어가 전파력을 갖출 때까지 증식하는 데 걸린 시간은 1, 2일에 불과했다. 최초 감염자인 인천 40대 부부는 지난달 24일 입국했다. 여기서 4차례 전파를 거친 5차 감염자인 30대 남성 C 씨는 1주일 뒤인 1일 시행한 검사에서 오미크론 확진 판정을 받았다. 평균 1.8일마다 새로운 전파가 일어난 셈이다. 현재까지 국내 오미크론 변이 5차 감염자는 총 3명이다.

이런 전파 속도는 기존 비(非)변이 바이러스는 물론 델타 변이보다도 빠른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변이가 일어나기 전인 지난해 5월 서울 이태원 클럽발(發) 집단 감염 땐 5차 감염까지 17일 걸렸다. 올 7월 수도권의 한 초등학교를 중심으로 델타 변이 확진자 수십 명이 나왔을 때도 새로운 전파가 일어나기까지 평균 2일 걸렸다.

지금까지 나온 국내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 24명 가운데 16명은 확진 당시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완료하지 않은 상태다. 하지만 방역당국은 24명 모두 건강 상태가 안정적이고 증상이 경미하다고 밝혔다.

○ 대학가 비상… 인력 부족에 역학조사 한계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들과 밀접 접촉했거나 동선이 겹친 이들은 약 1370명. 이 중 10명이 이미 변이 유전자증폭(PCR) 검사에서 오미크론 의심 소견을 받았다.

특히 인천 미추홀구의 교회를 중심으로 의심환자가 늘고 있다. 경기 안산시에 사는 10대 여성 한 명은 이 교회를 방문한 뒤 오미크론 변이 감염이 확인됐다. 같은 반 학생 36명은 일단 코로나19 음성 판정을 받았지만 잠복기가 남아 있어 추가 전파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충북 진천군의 70대 여성 확진자는 인천 교회 방문 후 택시비를 현금으로 치러 방역당국이 접촉자 파악에 난항을 겪고 있다.

각각 경희대와 서울대, 한국외국어대에 다니는 외국인 유학생 3명도 이 교회 방문 뒤 의심환자로 분류됐다. 경희대와 서울대는 해당 유학생들과 같은 기숙사에서 지내는 학생들에게 코로나19 검사를 권고할 방침이다. 한국외국어대는 14일까지 모든 수업을 비대면 방식으로 전환했다.

방역당국 안팎에선 향후 오미크론 추적이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상원 방대본 역학조사분석단장은 “방역요원들이 지쳐 있는 데다 인력 확충이 어려워 역학조사가 힘든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혁민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진단검사의학과 교수는 “(오미크론 변이가 확산되는) 인천 지역에서는 백신 접종과 무관하게 밀접 접촉자 전원을 자가 격리하는 방안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
진천=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
안산=이경진 기자 lk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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