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기모드공유하기
뉴스1|사회

‘압수수색 취소’까지 당한 공수처…‘부끄러운 실력’ 민낯

입력 2021-11-28 07:16업데이트 2021-11-28 07:16
글자크기 설정 레이어 열기 뉴스듣기 프린트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김웅 의원이 10일 밤 국회에서 열린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후 ‘고발 사주’ 의혹의 핵심인물로 거론되는 김웅 국민의힘 의원실을 압수수색 중인 공수처 수사관들에게 항의하고 있다. 2021.9.10/뉴스1 © News1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압수수색 때마다 위법 논란에 휩싸이며 수사 차질이 반복되는 형국이다. 보안이 생명인 강제수사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압수수색 예고로 논란을 자초한 데 이어 법원에서도 이례적이라 평가하는 압수수색 취소 결정까지 나왔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공수처는 지난 9월 10일 ‘윤석열 검찰의 고발 사주 의혹’으로 김웅 국민의힘 의원의 사무실을 압수수색한 것에 대해 법원이 “위법한 압수수색”이라며 ‘취소’ 결정을 내리자, 재항고 여부를 검토 중이다. 공수처는 내주 법원으로부터 결정문을 받아본 뒤 검토 후 재항고 여부를 판단할 방침이다.

앞서 서울중앙지법 형사31단독 김찬년 판사는 지난 26일 김 의원이 낸 준항고 신청을 인용했다고 밝혔다. 준항고는 피의자 등이 수사기관의 처분과 관련해 법원에 취소나 변경을 요구하는 불복 절차다. 해당 압수수색 집행은 무효가 돼 압수수색으로 확보한 증거물은 향후 재판에서 쓰지 못하게 됐다. 손준성 검사 등에 대한 기소 여부에도 영향이 불가피해 보인다.

법조계에서는 영장 관련 준항고 ‘인용’ 결정은 이례적인 경우여서 공수처가 수사의 기본기도 갖추지 못했다는 비판이 또 나왔다.

재판부는 공수처가 영장 집행 참여권 침해 등 3가지 부분에서 위법한 수색을 했다고 판단했다. 김 의원 측 문제제기를 대부분 받아들인 셈이다. 김진욱 공수처장이 내건 인권보호수사 방침과 여운국 차장이 3년간 영장전담판사를 지낸 점 등을 고려하면 더욱 뼈아픈 결과다.

여기에 김 의원이 소속된 국민의힘 측이 “야당 탄압과 불법 수사를 주도한 수사책임자를 파면하라”고 책임론을 제기하고 나서자 공수처는 난감한 기색이 역력하다.

이같은 절차적 위법 논란은 지난 26일 ‘이성윤 서울고검장 공소장 유출’ 의혹 관련 대검찰청 서버 압수수색에서도 불거졌다.

공수처는 지난 5월 김학의 불법출금 사건 수사를 무마한 혐의로 기소된 이 고검장의 공소장 편집본이 언론에 보도된 것과 관련, 당시 수원지검 수사팀이 주고받은 검찰 내부 메신저 내용을 보겠다며 대검 서버를 압수수색했는데 사전 고지 절차를 빠뜨렸다.

피압수자 중 한명인 A검사가 “절차 위반”이라고 항의하자 “압수수색을 안 한 것으로 하자”고 말하고 ‘빈손’으로 철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29일 다시 압수수색에 나선다.

또한 공수처가 사건 당시 수원지검 수사팀 파견이 끝나 소속이 다른 임세진 부산지검 공판부 부장검사를 수사팀으로 압수수색 영장에 잘못 기재한 것도 확인돼 임 부장검사가 법적대응을 검토 중이다.

지난 15일 ‘고발사주 의혹’ 관련 대검 압수수색에서도 문제가 있었다. 공수처가 압수수색을 시작한 후에 피의자인 손준성 검사 측에 뒤늦게 통지해 형사소송법 위반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단순히 수사경험 부족에 따른 문제라면 보완하면 될 일이지만, 정치적 의도가 있다는 의심을 받는 부분은 다른 차원의 문제로 꼽힌다. 출범 이후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를 겨냥한 고발사건에만 주력한다는 비판을 받은 공수처로서는 부담스러운 대목이다.

이달 초 대검과 사전 교감 의혹에 휩싸인 일이 대표적이다. 이른바 ‘하청 감찰’ 논란으로 번져 김오수 검찰총장이 직접 해명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대검찰청 감찰부가 지난달 29일 윤 후보의 검찰총장 시절 대검 대변인 공용 휴대전화를 당사자 참관 없이 포렌식했는데, 공교롭게도 이 포렌식 자료를 공수처가 며칠 후 압수수색으로 가져가면서다.

고발사주 수사에 성과를 내려 대검 감찰부를 우회로 삼아 손쉽게 자료를 확보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야권은 공수처에 “윤석열 수사처”라며 공세를 더욱 강화하고 있다.

법조계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검찰은 수사능력에 있어 국가대표급 에이스라고 보면 되는데, 이들을 수사 대상으로 삼는 공수처가 대적할 만한 수사능력을 가질 수 없는 게 현실이라 앞으로도 공수처 수사 절차에 대한 문제제기는 계속될 수 밖에 없어 보인다”며 “아직 과도기라 지켜봐야 하는 부분도 있지만, 공수처 스스로 수사능력을 키우고 정치적으로 오해받지 않도록 수사 판단과 절차 진행에 신경써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울=뉴스1)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댓글 0
닫기
많이 본 뉴스
사회
베스트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