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 훈계’ 보복한 중학생들 “우린 사람 죽여도 교도소 안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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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11월 18일 13시 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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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뉴스 방송화면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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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의 한 식당 주인이 중학생들에게 담배를 피우지 말라고 훈계했다가 보복을 당하는 일이 발생한 가운데, 가해 학생 일부가 “우린 사람 죽여도 교도소 안 간다”는 말까지 한 것이 알려져 공분을 사고 있다.

피해 업주 A 씨는 16일 서울신문과 인터뷰에서 “전날 가해 학생들이 다시 찾아왔다. 가게 밖에서 아내에게 욕하고 유리창에 가래침을 뱉었다”며 “학생들이 반성하면 저희가 안심할 텐데, 전혀 반성의 기미가 없다. 더 기고만장해서 불안하다”고 호소했다.

이어 “지금까지 보호자 얼굴 한 번 못 봤다. 주동자의 보호자는 ‘애들이 이 지경이 될 때까지 타이르지 않고 왜 자극했느냐’며 적반하장으로 따졌다”면서 “가해자들로부터 ‘우린 사람 죽여도 교도소 안 간다’라는 말까지 들었다. 학생들은 본인이 10대라 처벌 수위가 약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SBS는 지난 10일 대구 동구 지저동의 한 중식당에 중학생들이 몰려와 난동을 부리는 모습이 담긴 폐쇄회로(CC)TV를 공개했다. 이들은 식당 앞에서 담배를 피우고 소변을 보다가 업주 A 씨의 훈계를 듣자 앙심을 품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됐다.

가해 학생들은 식당 테이블을 엎거나 화분을 던지며 손님을 내쫓았고, A 씨와 그의 아내를 밀치기도 했다. A 씨의 신고로 경찰이 출동해 학생들을 체포했지만, 이들은 A 씨가 경찰을 불렀다는 이유로 지난 15일 식당에 다시 찾아와 소란을 피웠다.

A 씨는 “결코 선처는 없다”는 입장이다. 그는 “앞으로 긴 싸움이 될 것 같다. 많이 속상하다”면서도 “합의나 단 1%의 선처도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청소년들이 어릴 때부터 법을 믿고 날뛰는 경우가 있다. 청소년도 성인과 동등한 처벌 수위를 적용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경찰에 따르면 가해자들은 인근 중학교에 다니는 1~3학년 학생들이다. 이들 중 한 명은 과거에도 형사입건돼 현재 보호관찰 대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주동 학생 3명을 재물손괴 혐의로 입건해 수사하고 있다.

김소영 동아닷컴 기자 sykim4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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