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견하고, 고마울 따름”…수험생 가족도 절·교회서 ‘수능대박’ 기도

  • 뉴스1
  • 입력 2021년 11월 18일 11시 55분


코멘트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8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순복음교회 대성전에서 열린 수능 기도회에서 수험생 학부모들이 자녀의 고득점을 기원하며 간절하게 기도하고 있다. 2021.11.18/뉴스1 © News1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8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순복음교회 대성전에서 열린 수능 기도회에서 수험생 학부모들이 자녀의 고득점을 기원하며 간절하게 기도하고 있다. 2021.11.18/뉴스1 © News1
“평소처럼 긴장하지 말고 수능 치고 오라고 했어요.”

2022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당일인 18일 수험생 자녀를 둔 부모들이 자녀들의 ‘수능대박’을 위해 종교시설을 찾아 기도를 올렸다.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견지동 조계사에는 시험장의 자녀를 생각하며 정성스레 기도를 올리는 부모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조계사에 설치된 수험생을 위한 응원메시지 작성 부스에는 ‘수능대박’ ‘발원성취’ ‘수능시험 잘 치고 행복해지길’ 같은 글귀가 적힌 메모지들이 붙어있었다.

서울에 살고 있는 딸의 수능을 위해 전남 여수에서 올라온 부모도 있었다. 김은숙씨(47)는 “원래 집이 여수인데 딸이 서울에 살아서 며칠 전 올라왔고, 대학 잘 가길 바란다고 기도했다”며 고득점 기원 메시지를 부스에 붙였다.

재수생 자녀를 둔 정영현씨(가명·51)는 눈이 빨개진 채로 두 손을 모으고 탑돌이를 하고 있었다. 그는 “아이를 시험장에 데려다주고 조계사를 찾았다”라며 “(아이에게) 미안하고, 고마울 따름”이라며 눈물을 흘렸다.

수험생 딸을 둔 황수경씨(가명·40대)도 탑돌이를 하며 자녀의 수능대박을 기원했다. 황씨는 “평소 절에 오지 않는데 수능기도를 드리러 왔다”며 “아이를 수험장에 데려다 준 뒤 수능 잘 치게 해달라고 빌러 왔다”고 말했다.

수험생을 위한 기도를 드리러 오는 사람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늘어났다. 조계사 대웅전 앞에 놓인 80여개의 의자는 대부분 차있었다. 국어시험이 끝나는 시간인 오전 10시쯤에는 의자에 앉아 있던 학부모들이 일제히 일어나 두 손을 모으고 기도했다.

수험생 딸을 둔 김지영씨(52)는 “딸이 수능을 잘 보게 해달라고 빌고, 저도 너무 긴장돼 마음을 가라 앉히기 위해 절을 찾았다”라며 “시험장으로 보내면서 도시락통을 쥐어줬는데, 눈물이 나더라”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승희야, 엄마는 네가 행복한 게 가장 중요해 파이팅”이라고 격려의 말을 외쳤다.

쌀쌀한 날씨에도 수험생 가족들은 손에 염주를 쥐고 간절한 표정을 지으며 기도를 이어갔다. 재수생 손녀가 수능을 본다는 김효덕씨(가명·79)는 “손녀가 본인 실력대로 수능 치고, 몸 건강하게 수험생활 끝났으면 좋겠다”라며 “손녀를 위해 1주일에 한 번씩 기도하러 왔다”고 말했다.

재수생 아들과 고3 딸이 수능을 보러갔다는 박재훈씨(가명·52)는 “간절하다”며 “아이들이 실력발휘 잘해서 시험 잘 치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조계사는 수능시간표에 맞춰 1교시 국어영역 시험 시작 시간인 오전 8시40분부터 매 교시별로 기도를 진행하고 있다. 기도는 제2외국어 시험이 끝나는 오후 5시45분까지 진행된다.

같은 시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순복음교회에서도 수험생 자녀의 수능대박을 기원하는 기도를 하러 온 가족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이날 오전 예배당에는 약 400명이 모였다.

신자들은 기도회가 진행되는 동안 큰소리로 주기도문을 외우거나 하늘을 향해 팔을 뻗으며 자녀들이 수능시험을 잘 보고 나오기를 기도했다. 두 손을 모아 노래에 맞춰 몸을 좌우로 흔들며 기도하는 모습도 보였다.

조카가 수능을 본다는 김미경씨(58)는 “서울대 가는 게 소원이라는 조카를 위해 14일부터 매일 같이 새벽 5시에 나와 기도했다”며 “오늘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딸이 수능을 보러 갔다는 박지연씨(가명)는 “지난주 딸과 함께 수능을 위한 예배에 참석했다”라며 “오늘은 딸의 꿈을 응원하면서 뭘 하든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하나님께 최선을 다하길 바란다는 기도를 했다”고 들려주었다.

단계적 일상회복(위드코로나) 시행 3주차이긴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이틀째 3000명대 발생하면서 교회에서도 자체방역에 힘을 쓰는 모습이었다.

교회에 들어오기 위해 발열체크를 하고 QR코드를 찍어야 했으며, 백신을 2차까지 접종 완료한 신자들만 출입이 가능했다. 교회 관계자는 “부모들이 집에 가면 조마조마하니까 기도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준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수능은 오전 8시40분부터 전국 86개 시험지구 1300여개 시험장에서 일제히 진행되고 있다. 올해 수능지원자는 50만9821명이다.

(서울=뉴스1)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