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전의 날’ 수험생들 속속 도착…“후회없이 최선”

  • 뉴시스
  • 입력 2021년 11월 18일 08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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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열리는 18일, 고사장에는 이른 아침부터 수험생들의 입실이 이어지고 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과거와 같은 응원 행렬은 사라진 가운데, 결연한 표정의 수험생들은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해 결전의 장소로 발걸음을 옮겼다.

서울교육청 13시험지구 13시험장인 여의도고에서는 이날 오전 6시10분께 첫 수험생 입실이 이뤄졌다.

체육복에 패딩 점퍼를 입고 나온 최모(18)군은 “인생 첫 수능이라 떨리기는 하지만 최대한 열심히 보겠다”고 말했다. 아들의 입실 모습을 지켜본 아버지는 “코로나 때문에 아이들이 공부에 감을 잃었다는데 성실하고 꾸준히 해온 우리 아들이 대견하다”고 전했다.

15시험지구 20시험장인 이화외고에서는 오전 6시25분께 첫 수험생이 모습을 드러냈다.

재수생이라고 밝힌 이모(20)씨는 “두 번째라 더 준비한 만큼 더 떨리는 것 같다”며 “긴장도 풀고 국어 지문도 풀어보려고 일찍 왔다”고 말했다. 이씨는 스스로 다짐하듯 “실수를 안 하는 게 제일 중요하다”고도 했다.

이모(23)씨는 “문과생이라 수학이 가장 걱정된다”면서 “대학을 2년 다니다가 간호학과 진학을 준비하고 있다. 열심히 했으니 부족하더라도 한 만큼은 나올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18시험지구 11시험장 서초고에서도 오전 6시31분께부터 수험생 입실이 시작됐다.

긴장한 표정의 수험생들은 부모님과 포옹하거나 손을 꼭 맞잡은 뒤 당차게 고사장으로 걸음을 옮겼다. 한 수험생 학부모는 “시험을 잘 볼 수 있을지 걱정된다. 내가 기분이 너무 떨린다”고 말했다.

날이 밝아지면서 고사장을 향하는 수험생들도 점차 늘어났다. 수험생들은 마스크를 단단히 착용한 채 수험표를 손에 들고 시험장을 확인한 뒤 교문 안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통상 시험장 주변에서 이뤄지던 후배들의 응원 풍경은 연출되지 않았다. 응원의 메시지를 담은 응원 팻말이나 현수막도 모습을 감췄다.

위드 코로나가 시행됐다고는 하지만 수험생들이 자칫 위험에 노출될 수 있는 만큼 사람들이 모이는 것은 자제하는 분위기다.

떠들썩한 응원전은 없지만 함께 고생해온 가족들이 따뜻한 격려의 말을 전하고 있다. 긴장을 풀어주려 자녀의 뒷모습에 “잘 보고와”, “화이팅”이라고 크게 외치는 학부모들이 많았다.

김모(50)씨는 이화외고 앞에서 딸의 손을 꼭 잡고 “사랑해”라고 힘줘 말했다. 그는 “소화제, 배 아플 때 먹는 약, 두통약 등 비상약까지 챙겨줬다”며 “고생을 많이 했는데 떨리는 마음 잘 붙잡고 잘 할 수 있도록 기도해줄 것”이라고 했다.

아이들 걱정에 눈물을 훔치는 학부모들도 있었다. 재수생 어머니인 표모(50)씨는 “내가 눈물이 난다”며 “준비한 것 실수하지 말고 후회 없게 최선을 다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군 입대날 여동생을 직접 바래다주는 오빠도 있었다. 김모(23)씨는 “동생이 코로나에 공부하느라 힘 들어 했는데 힘이 못 돼줘 미안하다”며 “오늘 논산으로 입대하는데 여동생 배웅하러 나왔다. 이제 바로 논산으로 간다”고 말했다.

대학 친구를 바래다주러 나온 최모(20)씨는 입고 있던 겉옷을 활짝 펼쳐 보였다. 호랑이가 그려진 티셔츠를 내밀며 호랑이 기운을 친구에게 불어넣는 듯했다. 그는 “깜짝 이벤트로 웃게 해주려고 했다”고 했다.

수험생은 이날 오전 8시10분까지 지정된 교실에 입실해야 한다. 이번 수능에는 50만9821명이 응시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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