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중환자 갈 병상 못 구해…응급실서 사흘 넘게 대기 일쑤

박재명기자 , 조건희 기자 입력 2021-11-16 17:59수정 2021-11-16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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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위중증 환자가 495명으로 최대치를 기록하는 등 수도권 병상확보가 시급한 상황이다. 16일 지난주 감염병 전담병원으로 지정된 경기 용인 신갈백세요양병원에서 간호사들이 환자들이 전원한 병실을 조정하고 있다. 이곳은 앞으로 시설공사와 음압장비 등을 설치 후 가동될 예정이다.사진 김재명 기자
40대 여성 A 씨는 13일 오전 4시경 급성 폐렴으로 서울 B 대학병원 응급실을 찾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었다. 곧장 중환자 병상으로 옮겨 치료받아야 할 상태였다. 하지만 최근 코로나19 중환자가 급증한 탓에 빈 병상이 없었다. 결국 B 병원은 꼬박 사흘이 지난 16일 오전에야 코로나19 병동에 간이침대를 두고 A 씨를 입원시킬 수 있었다.

최근 A 씨처럼 응급실에서 장시간 병상 배정을 기다리는 코로나19 환자가 속출하고 있다. 확진 후 자택에서 기다리다가 상태가 나빠졌거나 다른 증상으로 응급실을 찾았다가 코로나19 양성으로 판정된 환자들이 빈 병상을 찾지 못한 채 하염없이 응급실에서 기다리는 것이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이런 환자들이 응급실에서 하루 넘게 대기하는 경우는 드물었다. 그런데 이달 들어선 대기가 사흘가량 이어지는 일이 흔해졌다. 10일 서울 C 대학병원 응급실에 실려 간 60대 남성 환자는 코로나19와 혈액투석을 병행할 수 있는 병원을 찾지 못해 12일 오후에야 경기 평택시에 있는 병원으로 옮길 수 있었다. 다른 한 중형병원에선 지난주 응급실에서 닷새 대기한 끝에 병상을 배정받은 환자도 있었다.

코로나19 중환자 병상이 부족한 게 근본 원인이지만, 방역당국의 경직된 병상 배정 절차도 문제를 키우고 있다. 정부는 8월 초 ‘응급실 포화를 낮추겠다’며 1시간 안에 코로나19 확진이 가능한 응급(신속) PCR 검사를 늘렸다. 그런데 정작 응급환자가 신속 PCR에서 양성 판정을 받아도 이를 인정하지 않는다. 6~8시간이 소요되는 정식 PCR 검사를 거친 후에야 병상 배정 절차를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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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급실이 ‘병상 대기 공간’으로 전락하면서 비(非) 코로나19 응급환자가 제때 치료받지 못할 우려도 커졌다. 중앙응급의료센터 종합상황판에 따르면 16일 오후 3시 기준 서울 내 응급실 음압격리병상의 가동률은 86%였다. 강형구 한양대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위드 코로나’ 이후 서울의 모든 응급실이 동맥경화처럼 꽉 막혀있다. 골든타임을 놓치는 응급환자가 얼마나 더 있을지 짐작도 안 된다”고 말했다.

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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