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0명대 확진’ 전망 빗나갔지만 왜 조마조마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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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11월 11일 12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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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오전 서울 송파구보건소에 마련된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이 검체 검사 전 소독작업을 하고 있다.  2021.11.11/뉴스1 © News1
11일 오전 서울 송파구보건소에 마련된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이 검체 검사 전 소독작업을 하고 있다. 2021.11.11/뉴스1 © News1


국내 코로나19 일일 확진자가 1주일 전과 비슷한 수준을 보이면서 ‘핼러윈’ 여파의 확산 우려는 기우에 그칠 전망이다. 하지만 단계적 일상회복(위드코로나) 시행과 맞물려 위중증 환자, 사망자 증가세가 심상치 않다. 중환자 병상 가동률도 점차 오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현재 중환자 규모가 연휴 직후 폭증세 등 4차 유행 기간 축적된 확진자의 일부라며 최근 백신접종을 받은지 오래된 60대 이상 고령층의 돌파감염이 늘어나는 데다 미접종 고령자라면 더욱 감염 및 위중증·사망에 취약하다고 우려했다.

일상회복·위드코로나의 영향은 이번주 지나 다음주 추이를 지켜보자는 전망이 우세하다. 11일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2520명을 기록했다. 위중증 환자는 473명으로 전날 460명보다 13명 늘어 최다치를 갈아치웠다. 사망자는 하루 새 21명 증가해 누적 3033명(치명률 0.78%)을 기록했다.


코로나19 위중증 환자 수 추이 © News1
코로나19 위중증 환자 수 추이 © News1




◇핼러윈 여파 작은듯 하지만 위드코로나 폭증 우려 여전

통상 평일 검사 건수로 인해 수요일·목요일 자정에 집계한 확진자가 많은데 이번 주(10일 0시·11일 0시)는 각각 2425명, 2520명으로 이틀째 2500명대 안팎을 유지했다. 핼러윈 축제와 위드코 전환에 따른 방역 완화 등으로 이번 주부터 확진자가 3000명을 넘을 수도 있다는 예측은 일단 빗나간 셈이다.

하지만 안심하기 이르다. 1~2주 잠복기가 있어 다음주까지 추이를 봐야 하는데 핼러윈 후폭풍이 없더라도 위드코로나 시행에 따른 급증 우려가 가시지 않는다. 유행의 정도를 나타내는 감염 재생산지수(Rt)는 지난 한 주(10월 30일~11월 6일) 1.2로 나타나 지난 7월 중순 1.32를 기록한 이래 최고치인 데다 최근 3주 연속 증가했다.

4차 대유행의 특징은 확산세와 맞물려 ‘접종 사각지대’에 있는 대상군에서 확진자가 늘어난다는 점인데 이 경향은 앞으로 10대 소아청소년과 60대 이상 고령층에 집중될 전망이다. 10대는 접종받지 않은 채 대면 활동을 활발히 한 영향이, 60대 이상 고령층은 미접종 또는 돌파감염 사례들로 보인다.

10대 소아청소년의 연령대를 쪼개 10월 2주 차와 11월 1주차의 인구 10만명당 주간 일평균 확진자 발생률을 비교하면 16세는 5.7명에서 9.4명, 13~15세는 4.8명에서 8.3명, 17세는 5.1명에서 8명으로 모두 늘었다.

60대 이상 고령층 확진자는 한 달(10월 2주차~11월 1주차) 사이에 2027명→2020명→2944명→4416명으로 늘었다. 방대본은 델타 변이의 유행, 요양병원 또는 요양병원 종사자 및 입소자(환자) 검사 지연으로 60대 이상 고령층 확진자가 늘고 있다고 봤다.

◇고령층에 피해 집중…접종조차 안 받았다면 위중증·사망 취약

특히 위중증 환자 수가 크게 늘고 있어 우려를 사고 있다. 11일 0시 기준 위중증 환자는 473명으로 전날 460명보다 13명 늘어 최다치를 갈아치웠다. 위중증 환자 수는 9월부터 11월 초까지 300명대를 유지하다 6일 411명으로 오른 뒤 400명대가 계속됐다.

환자 473명 중 대부분은 60세 이상 고령층이었다. 60대가 137명(28.96%)으로 가장 많았고 70대 132명(27.91%), 80세 이상 123명(26%)이다. 확진자가 수도권에 많은데, 지역 내 여유 병상은 점차 줄고 있다. 수도권 중환자 전담 병상 가동률은 9일 오후 5시 기준 73.2%로 인천 72.2%, 서울 74.7%, 경기 70.7%에 달했다.

정부는 위드코로나 결정 당시 주요 방역지표로 ‘위중증 환자 수’를 꼽았었는데 수도권 중심으로 가파르게 늘고 있다. 위드코로나를 중단하고 유행 안정화를 위한 ‘비상계획’ 기준으로 중환자실 병상가동률 75% 이상을 제시했었는데 근접한 상황이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전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에서 “코로나19 중환자 및 사망자 수, 감염재생산지수 등 여러 방역지표가 예상보다 더 빠르게 악화하고 있어 조마조마한 심정”이라며 “아직 의료대응 여력이 남아있지만 모임이 활발해지고 계절적 요인이 더해지면 지난해 말과 같은 위기가 재현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앞으로 일상회복·위드코로나 시행에 따른 방역 완화로 전체 확진자가 늘면서 고령층에 피해가 집중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일찍 접종을 받아 효과가 떨어지는 데다, 계절적 요인도 겹쳤기 때문이다. 접종을 받지도 않았다면 더 취약하다는 게 정부 설명이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사회전략반장은 전날 브리핑에서 “현재 의료 대응에는 큰 문제가 없지만 앞으로 위중증 환자의 증가 속도가 중요하다. 특히 미접종 확진자의 규모가 중요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지난 7개월간 전체 중증화율은 1.93였는데 미접종 확진자의 중증화율이 2.93였지만 접종완료자의 중증화율은 0.56%로 낮았다. 가장 중증 환자가 많이 발생한 80세 이상 연령층에서 미접종 확진자 중증화율은 27.41%, 그리고 접종완료 확진자(돌파감염) 중증화율은 8.32%로 차이가 벌어졌다.

손 반장은 “미접종 확진자의 총규모가 어느 정도 증가할 것인지가 앞으로 위중증 환자의 증가 속도를 가늠하는 중요한 지표가 될 것”이라면서 “이번 주 그리고 다음 주까지 전체 추이를 보아야 향후 위중증 환자 증감 정도를 예상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이 추세라면 이번 달 안에 의료체계가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위중증 환자가 늘 것 같다”며 “대부분 사망자가 고령층이지만 젊은 층 역시 코로나19에 걸리면 중증으로 갈 수 있고 사망할 수 있다는 점 유념해야 한다. 방역 긴장감이 너무 풀렸는데, 경각심을 가져야 할 때”라고 경고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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