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수능이 문과생에 불리? 수능 최저기준 충족률은 작년과 비슷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11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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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모의평가 성적 분석해보니… 인문계열 수험생 수학등급 낮아도
영어 점수 포함하면 기준 충족… 이과는 지난해보다 충족자 늘어
실제 경쟁률 높아질 것으로 예상… 비교과 활동 집중하는 학종 지원자
경쟁력 높이려면 성적관리 꼭 필요

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은 국어와 수학에서 문·이과 구분 없이 성적이 산출된다. 이 때문에 인문계열 수험생들이 수시모집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하기 어려울 거라는 우려가 나왔지만 실제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수능을 50일 앞둔 9월 29일 전남 장성고 3학년 학생들의 학습 모습. 동아일보DB
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은 국어와 수학에서 문·이과 구분 없이 성적이 산출된다. 이 때문에 인문계열 수험생들이 수시모집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하기 어려울 거라는 우려가 나왔지만 실제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수능을 50일 앞둔 9월 29일 전남 장성고 3학년 학생들의 학습 모습. 동아일보DB
1주일 앞으로 다가온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은 지난해와 달리 문·이과 통합형으로 치러진다. 국어와 수학 영역이 ‘공통+선택과목’으로 치러지고, 인문계열과 자연계열 지원자의 성적이 같이 산출된다. 특히 수학은 자연계열 학생들의 성적이 좋아 인문계열은 상대적으로 낮은 등급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올해 인문계열이 수시모집의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하기 어려울 것이란 우려가 적지 않았다. 수능 최저학력기준은 대학이 수시 지원자에게 요구하는 수능 성적의 하한선이다. 대학별고사 성적이 좋더라도 이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면 수시에서 불합격된다.

하지만 동아일보가 진학사와 공동 분석한 결과 올해 인문계열의 수능 최저학력기준 충족률이 지난해보다 낮지 않았다. 인문계열 수험생들이 막연한 불안감을 떨쳐버리고 공부에 집중하면 된다는 조언이 나온다.

○인문계열, 수능 최저 충족률 낮지 않아

동아일보는 10일 진학사와 진학닷컴에 입력된 학생 2만6675명(인문계열 1만1532명, 자연계열 1만5143명)의 9월 수능 모의평가 성적을 토대로 국어, 수학(확률과 통계), 영어, 사회탐구(1과목) 가운데 ‘2개 영역 등급 합 5 이내’의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한 수험생의 비율을 따져봤다. 이 기준은 대다수 대학이 채택한 것으로, 어떤 영역이든 2개의 등급(1∼9등급)을 합쳐 5 이내면 기준을 충족한다.

그 결과 인문계열에서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하는 수험생의 비율이 61.5%였다. 전년(57.7%)보다 하락하지 않았다. 덕성여대와 상명대 등이 활용하는 ‘2개 영역 등급 합 7 이내’를 충족하는 비율은 83.6%(지난해 79.9%), 서울시립대와 중앙대가 적용하는 ‘3개 영역 등급 합 7 이내’도 43.7%(지난해 41.5%)로 전년 대비 올랐다.

올해 인문계열이 수학에서 낮은 등급을 받을 가능성이 높은데 수능 최저학력기준 충족률이 떨어지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절대평가인 영어 영역 덕분이다. 김무섭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인문계열은 수학을 포함해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맞추는 경우가 2∼3%에 불과하다”며 “9월 모의평가에서 2개 영역 등급 합 5 이내를 맞춘 수험생 중 영어를 포함해 기준을 충족한 비율이 95.6%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원래 인문계열은 수학을 포함해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맞추는 경우가 드물었기에 올해 수학 등급이 낮아져도 상황이 달라질 게 없다는 얘기다. 다만 수능 최저학력기준 조건으로 수학 포함 4개 영역을 모두 반영하는 고려대 학업우수형이나 숭실대 학생부우수자전형은 이전보다 인문계열 총족률이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자연계열은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하는 수험생이 전년보다 훨씬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기하’나 ‘미적분’ 선택 수험생 중 국어, 수학, 영어, 과학탐구(1과목) 중 ‘2개 영역 등급 합 5’ 이내 충족 비율은 72.4%로 전년(66.0%)보다 훨씬 높다.

이 현상이 수험생들에게 긍정적인 건 아니다. 올해 서울 주요대학은 수시 비중이 줄면서 경쟁률이 올라갔는데, 수시 최저학력기준 충족률이 올라가면 실질 경쟁률이 더 올라가는 셈이기 때문이다. 홍성수 진학사 선임연구원은 “교과 성적이나 학생부, 논술 등에서 역량을 보여야 합격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학종 지원자, 2학년 1학기 성적 유지 중요


2020년과 2021년 진학사 학생부종합전형 서비스를 이용한 수험생 1292명의 전 교과 성적을 분석해 본 결과 학종에 지원한 수험생은 공통적으로 2학년 1학기 성적이 하락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는 4등급 이상 모든 내신 등급에서 동일했다. 2020년 2학년 1학기에 1등급인 학생 중 성적이 1학기보다 하락(소수점 기준)한 비율은 10.34%, 2등급인 학생 중에는 20.08%, 3등급 학생 중에서는 15.42%, 4등급에서는 5.68%였다. 김 선임연구원은 “2학년부터는 선택과목을 수강하면서 공통과목을 듣던 1학년 때보다 수강 인원이 줄어들고, 이에 따라 등급이 낮아진다”고 말했다.

또 모든 학년, 학기에서 2등급대 학생의 성적 변화가 가장 많은 것으로 분석된다. 물론 모든 등급에서 성적이 유지되는 비율보다는 상승 또는 하락하는 비율이 더 높지만, 2등급의 변화폭이 가장 크다. 이는 학업에 관심을 갖고 노력하는 학생이 2등급에 많고, 노력 여하에 따라 대입 결과가 달라질 수 있는 성적대여서다.

2년간 학종 서비스를 이용한 학생의 성적을 등급대별로 나눠보면 2등급(2021년 기준 37.5%)이 가장 많았고 다음은 3등급(28.7%), 1등급(20.7%), 4등급(10.5%) 순이었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학종 지원자들은 비교과 활동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는데 오히려 2학년 1학기를 비롯해 꾸준히 교과 성적을 관리하는 게 좋다”며 “수강 인원의 변화 등 환경적 요인과 관계없이 학업 우수성을 3년간 보여주는 것 자체가 비교과를 뛰어넘는 경쟁력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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