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원에 붕어빵 3개도 옛말”…‘위드 코로나’ 코앞 고삐 풀린 물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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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10월 31일 07시 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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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 뉴스1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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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붕어빵 1000원에 3개 아니었나요?”

서울 동작구의 한 전통시장에서 만난 대학생 박모씨는 “날씨가 갑자기 추워져 붕어빵을 사먹으려고 했는데 원래 1000원에 3개였지 않냐”며 머쓱하게 웃었다.

박씨가 들른 포장마차에는 ‘붕어빵 2개에 1000원’이라는 메뉴가 붙어있었다. 오랜만에 붕어빵을 사기 위해 포장마차를 찾은 손님들은 박씨처럼 놀라곤 했다.

직장인 서모씨는 “물가가 많이 올랐다고 하지만 붕어빵이 3개에서 2개로 줄어드니까 다른 품목들보다 더 체감이 크게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붕어빵뿐 아니다. 시장 인근의 한 김밥집에는 새 가격표가 덧붙여져 있었다. 50대 주인은 “가격 올리기도 쉽지 않지만 먹고 살려고 하면 어쩔 수 없다”며 “500원 겨우 올린 것”이라고 말했다.

소비자가 느끼는 물가는 최근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고기는 물론 농산물, 생선 등 대부분의 밥상물가가 크게 올랐고 국수 가격은 1년 전보다 19.2%, 소금 가격은 18% 뛰는 등 가공식품 가격 상승세도 지속하고 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도 2.5% 올라 6개월 연속 2%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6개월 연속 2%대 상승은 2009년 8월(2.2%)부터 2012년 6월(2.2%)까지 이후 가장 길다.

반면 자영업자들은 속사정을 들어봐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가 장기화하면서 매출은 떨어진 데다 원자재 가격이 오르면서 요금 인상은 불가피하다는 주장이다.

붕어빵 장사를 하는 50대 남성도 “밀가루뿐 아니라 팥 가격도 올라서 수지가 안 맞는다”며 “하루에 몇 개 팔지도 못하는데 하루에 들어가는 비용만 해도 작년보다 1만5000원이나 올랐다”고 푸념했다.

실제 붕어빵의 주재료인 붉은 팥(수입산) 40㎏ 도매가격은 지난해 평균 19만8000원에서 25만1500원으로 5만원 이상 오르기도 했다.

포장마차에서 떡볶이와 튀김을 파는 60대 김모씨도 “1년간 식용유가 한 말에 1만2000원, 물엿도 5kg당 3000원이나 올랐다”며 “그런데 가격은 김밥튀김 하나에 20원씩 올린 게 전부”라고 말했다. 호두과자를 파는 50대 여성도 “중간업체에서 재룟값이 올랐다고 더 많이 떼어가서 작년보다 5~10% 정도 손해를 보고 있다”고 푸념했다.

물가 상승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자영업자들에 대한 지원 대책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문하는 전문가들도 있다.

강명헌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물가가 오르면 금리도 오르고 결과적으로 자영업자들에게 치명적일 수 있다”며 “선택과 집중으로 소상공인 지원금 규모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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