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대 피해 아동들에게 관심을 가져주세요”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9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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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사업 확대

예태환 라인테크닉스㈜ 대표(가운데)가 정덕수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인천후원회장(오른쪽)에게 학대 피해 아동을 위한 후원금을 전달하고 있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인천지역본부 제공
예태환 라인테크닉스㈜ 대표(가운데)가 정덕수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인천후원회장(오른쪽)에게 학대 피해 아동을 위한 후원금을 전달하고 있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인천지역본부 제공
요즘 아동복지전문기관인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인천지역본부를 찾는 기업인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각종 학대행위로 피해를 입은 아동을 지원하는 사업에 동참하기 위한 것.

김정훈 ㈜에프에이지니어스 대표가 1000만 원을 내놓으며 첫 기탁자로 나선 데 이어 예태환 라인테크닉스㈜ 대표도 같은 금액을 기부했다. 이달에는 포스코인터내셔널이 5000만 원을 내기로 했다.

기업인뿐만 아니라 가수 임영웅의 인천팬클럽이 616만 원, 정병철 김희정 씨 부부가 500만 원을 보내는 등 단체와 개인의 후원금도 잇따르고 있다.

인천지역본부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경제가 어려운 상황이지만 위기에 처한 아동을 돕는 기업과 시민들에게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인천은 아동학대 범죄가 자주 발생하는 도시다. 16일 초록우산어린이재단에 따르면 인구 10만 명당 인천의 아동학대 신고건수는 103.3건으로 서울(35.0건)과 부산(68.3건), 대구(78.4건), 광주(75.4건) 등에 비해 훨씬 많다. 특히 4월에는 인천의 한 모텔에서 20대 아버지가 태어난 지 2개월 된 딸을 학대해 뇌출혈로 사망하게 한 사건이 발생해 국민의 공분을 샀다.

이에 따라 인천지역본부는 학대를 당한 아동을 지원하는 사업에 나섰다. 특히 4월부터 학대 피해 아동에 대한 즉각분리제도가 시행됨에 따라 건강검진 지원사업을 우선적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이 제도는 아동학대 사건이 발생하면 함께 살던 부모나 보호자에게서 아동을 즉시 분리해 각종 복지시설이나 위탁가정 등에서 일정 기간 보호하는 조치다.

하지만 학대 피해 아동은 대부분 신체적 부상은 물론 심리적 불안, 심각한 영양 부족 등과 같은 증세를 보이기 때문에 의료기관에서 정밀 건강검진을 실시하기로 했다. 피해 아동의 정확한 건강 상태를 파악한 뒤 지속적이고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안정적인 보호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피해 아동의 상태에 따라 컴퓨터단층촬영(CT)이나 자기공명영상(MRI) 검사 등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정밀 건강검진에만 1명당 80만∼100만 원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또 심리치료를 받는 데도 1명당 연간 400만 원 정도가 든다고 한다. 거점병원으로 선정된 가천대 길병원, 인하대병원,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등 인천지역 의료기관 7곳이 피해 아동의 건강검진과 치료를 담당하기로 했다.

인천시도 힘을 보태고 있다. 지난달 인천지역본부와 ‘학대 피해 아동 지원을 위한 나눔 캠페인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행정적 지원을 맡기로 했다. 함께 협약을 맺은 인천비전기업협회는 1137곳에 이르는 회원사를 대상으로 후원금을 모을 계획이다. 후원금은 보호와 치료가 필요한 피해 아동을 위해 사용한다.

정덕수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인천후원회장은 “어떠한 이유로도 아동에 대한 학대와 폭력은 없어져야 한다”며 “위기에 처한 아동들의 평범한 일상을 되찾아주는 사업에 많은 시민들의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인천지역본부#사업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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