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에도 선풍기 한 대… 전북도, 경비원 근무환경 개선 나선다

박영민 기자 입력 2021-09-10 03:00수정 2021-09-10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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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주택 절반 이상 휴게시설 부족
여건 문제 해결 위해 민관 TF 구성
내년 예산안에 시설비 편성 계획
전북 전주의 한 아파트에서 경비원으로 일하는 A 씨는 성큼 다가온 가을이 반갑기만 하다. 무더위와의 질긴 사투를 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A 씨가 일하는 경비실에는 에어컨이 없어 40도 가까운 한낮 불볕더위를 선풍기 하나로 버텼다.

김제의 한 아파트에서 일하는 B 씨는 휴식 시간에도 경비실을 떠나지 못한다. 경비실 외에는 별도의 휴식 공간이 없기 때문이다. B 씨는 다른 근무자가 일하는데 방해가 되지 않도록 경비실 한쪽에 의자를 놓고 휴식을 취한다.

전북에서 휴게시설과 에어컨이 없는 곳에서 일하는 경비근로자는 비단 A 씨와 B 씨뿐이 아니다. 전북도가 올 4월 859개 공동주택 단지의 경비근로자 휴게시설 설치여부를 조사한 결과 별도의 휴게시설을 갖춘 곳은 341개(39.7%) 단지에 불과했다.

501개(58.3%) 단지의 경비원들은 자신들이 일하는 경비시설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었고, 17개(2.0%) 단지는 그마저도 없었다. 에어컨은 706개(82.2%) 단지에 설치돼 있었지만 136개 단지(15.8%)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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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도가 경비원 등 공동주택 근로자들의 근무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태스크포스(TF)를 구성했다. TF에는 전북도 3개 부서(주택건축과, 인권담당관실, 기업지원과)와 민간기관인 전북도 비정규직노동자지원센터, 대한주택관리사협회 전북도회 등이 참여했다. 열악한 근로환경 개선을 위해 민관이 머리를 맞댄 것이다.

TF는 경비원들의 근로환경 개선을 위해 아파트 관리사무소장과 입주자대표회의 교육을 진행하고, 주 1회 단지 내 안내방송을 하도록 하는 홍보물(포스터, 영상)을 배포하기로 했다.

내년에는 경비 근로자들의 휴게시설을 정비하고 비품을 교체하는 등 시설비를 지원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내년도 예산안에 관련 내용을 포함시키기 위해 노력중이다.

경비 근로자들이 입주민에게 갑질, 폭력 등 피해를 당했을 때 도움을 주는 창구도 만들 예정이다. TF는 1년에 4차례 정기회의를 개최해 분야별 추진 상황을 점검하고 협업 사항을 발굴하는 등 성과를 공유할 방침이다.

전북도는 TF 구성에 앞서 3월 ‘전북도 공동주택관리규약 준칙’을 개정해 공동주택 내 근로자에 대한 폭언, 폭행 등 괴롭힘을 금지하고 괴롭힘 발생 때 신고 및 보호 등 조치 사항을 마련했다. 이를 토대로 전주시와 군산시내 아파트 주민과 상생협약을 맺기도 했다.

노형수 전북도 주택건축과장은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는 경비 근로자들의 휴식권리 보장과 노동권익 향상에 더욱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박영민 기자 minpress@donga.com
#전북 전주#아파트 경비원#근무환경 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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