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더나 항의 방문에도 결국 25만회분 지연…정부 “사과 요청 계획 없어”

  • 뉴시스
  • 입력 2021년 9월 6일 07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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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더나가 5일까지 우리나라에 보내기로 한 코로나19 백신 701만회분 중 일부가 들어오지 않으면서 결과적으로 또 한 번 공급이 지연됐다.

정부의 차관과 대통령 비서관이 미국 본사를 찾아가 받아 낸 약속이 깨졌는데, 정부는 미시적 공급 차질을 문제 삼아 사과를 요청할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다.

손영래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사회전략반장은 5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모더나의 코로나19 백신 255만2000회분이 오는 6일 국내에 도착한다고 밝혔다.

앞서 모더나가 7~8월 백신 공급을 지연하자 우리나라 정부 대표단은 8월13일 미국 모더나 본사를 항의 방문했다. 정부 대표단에는 강도태 보건복지부 차관과 류근혁 대통령비서실 사회정책비서관이 포함됐다.

정부는 대표단에 청와대 인사가 포함된 배경에 대해 지난달 12일 “최대한의 의사표시를 하면서 실질적 책임을 가진 인사를 모더나로 보내는 것”이라며 “청와대와 복지부가 함께 움직이면서 우리 정부의 의지와 협상 과정에서의 책임감을 위해 인력을 짰다”라고 밝혔다.

해당 항의 방문을 통해 모더나는 9월5일까지 우리나라에 701만회분의 백신을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공식적으로 계약서를 체결한 것은 아니지만, 효력이 있는 문서로 통보를 받았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었다. 정부는 8월22일 “저희가 이메일, 이런 것을 통해 문서로 효력이 있는 것으로 통보를 받았다”라고 밝혔고 8월30일 “대표단과의 협의 결과에 따라 모더나에서 확정한 것으로 이해하면 된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모더나는 8월23일 101만7000회분, 9월2일 102만1000회분, 9월3일 90만5000회분, 9월5일 126만3000회분을 보냈고 9월6일 255만2000회분을 보내기로 했다. 총 도입 물량은 소수점 반올림을 적용해 675만9000회분이다. 25만1000회분은 결국 기한 내에 보내지 않은 상황이다.

다만 이는 모더나가 항의 방문을 통해 약속한 701만회분에 한정한 수치다. 당초 모더나는 7~8월 공급하기로 한 백신 중 916만회분을 보내지 않았다. 이 물량을 기준으로 하면 정부의 대표단 파견에도 불구하고 240만1000회분의 백신을 덜 받은 셈이다.

그럼에도 정부는 모더나가 600만회분이 넘는 백신을 보냈다는 이유로 사과를 요구하거나 항의할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다.

손 사회전략반장은 “정부의 접종 목표를 위해서는 이미 충분한 양을 확보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고, 이에 따라 후속적으로 9월 공급 계획을 모더나와 협의하고 있다”라며 “미시적인 공급 차질까지 문제로 삼아 사과를 요청할 계획은 없고, 9월 공급을 좀 더 안정적으로 가져가기 위해 긴밀히 협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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