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찌 훼손시 압수수색-신속수사팀 대응…법무부 ‘뒷북’ 대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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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9월 3일 16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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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 의정관에서 열린 전자감독대상자 훼손ㆍ재범사건 관련 대책 브리핑에 참석하기 위해 차량에서 내리고 있다. 2021.9.3/뉴스1 © News1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 의정관에서 열린 전자감독대상자 훼손ㆍ재범사건 관련 대책 브리핑에 참석하기 위해 차량에서 내리고 있다. 2021.9.3/뉴스1 © News1
전자발찌를 훼손하고 여성 2명을 살해한 피의자 강윤성(56) 사건을 계기로 전자발찌 훼손 사건 발생 시 긴급한 경우 대상자의 주거지를 압수수색하는 제도 도입을 추진하고 신속수사팀을 통해 초기에 실시간 대응하기로 했다.

법무부는 3일 위험성에 따라 차별화된 관리감독을 실시하고 경찰·검찰 등 유관기관과의 공조체계를 강화하겠다는 대책을 발표했다. 전자발찌를 끊고 도주 중이던 강윤성이 지난 8월29일 범행을 자백한지 5일 만이다.

법무부는 강윤성 자백 다음 날인 30일 개선안을 내놨으나 기존 대책을 강화한 수준으로 전자감독 제도의 허점을 해결하지 못한 ‘맹탕 대책’이란 비판을 받았다.

전자발찌를 끊고 여성 2명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56살 강윤성의 신상정보가 공개됐다. 서울경찰청은 2일 오후 피의자 신상공개 심의위원회를 열고 강윤성의 얼굴과 이름, 나이를 공개하기로 했다. (서울경찰청 제공) 2021.9.2/뉴스1
전자발찌를 끊고 여성 2명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56살 강윤성의 신상정보가 공개됐다. 서울경찰청은 2일 오후 피의자 신상공개 심의위원회를 열고 강윤성의 얼굴과 이름, 나이를 공개하기로 했다. (서울경찰청 제공) 2021.9.2/뉴스1

박범계 법무부장관은 이날 열린 전자감독대상자 훼손 및 재범사건 관련 대책 관련 브리핑에 직접 참석해 “전자감독·보호관찰의 운영 및 제도 개선을 통해 보다 근본적인 재범억제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법무부가 내놓은 대책은 박 장관이 제기한 문제점을 반영한 결과이다.

우선 법무부는 경찰·검찰 등 유관기관과의 공조체계 미비에 대한 언론 비판이 많이 제기된 것과 관련해 발찌 훼손사건이 발생하면 훼손 사실과 신상정보를 동시에 제공하기로 했다. 지금은 전자감독 대상자 사건이 접수되면 이름, 주소, 사진 등 9가지 정보가 경찰에 자동 전송되는데, 경찰 말단까지 도달하지 못하고 있어 이에 대한 개선 방안을 경찰과 협의하겠다는 취지다.

또 강제퇴거(출국)가 전제된 외국인, 중환자 등을 제외하고는 모든 고위험 성폭력사범 가석방을 차단하는 동시에 위험성이 큰 4대 특정사범(성폭력·살인·강도·미성년자 유괴범)에 대해 경찰과 상시 위치정보(수신자료)를 공유하도록 관련 법률 개정을 추진할 계획이다.

보호관찰소엔 전담 인원이 충원되는대로 신속수사팀을 설치해 준수사항 위반자의 심야시간대 조사·주거지 진입·현행범체포 등 실시간 수사 대응체계를 마련하기로 했다. 보호관찰소 특별사법경찰(특사경)에 대한 전문 교육도 강화한다.

교도소와 보호관찰소 간 협의체를 구성해 선택과 집중에 따라 고위험 성범죄자를 선제적 관리하고 교도소의 상담기록 정보를 상시 공유할 예정이다. 예산·인력 충원 전이라도 1대1 전자감독을 확대함으로써 출소 직후 밀착감독을 실시하겠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교정 심리치료 프로그램 체계를 개편해 고위험자 치료에 집중하고 기관별 고위험군 전담제 도입으로 관리역량 우수직원을 집중 투입하는 한편 준수사항 위반사례 발생 시 신속한 현장 조사·입건의 실효적 제재조치를 취할 방침이다.

보호관찰관이 대상자의 행동특성 등 재범위험요인을 파악해 지도감독에 활용할 수 있도록 성범죄자 심리정보의 진위여부를 제공하는 심리생리검사(폴리그래프)를 도입하기로 했다.

유병철 교정본부장은 “강윤성처럼 이수명령을 받지 않고 교도소에 있는 고위험 성폭력 범죄자가 7월 말 기준 746명 정도”라며 “이들에 대해 교육 프로그램을 실시할 때마다 평가하는 등 출소 전까지 철저하게 교육하겠다”고 강조했다.

보호수용제 부활도 검토할 예정이다. 윤웅장 범죄예방정책국장은 “전자발찌 착용자가 낮에는 생업에 종사하고 밤엔 지정된 보호시설에 들어오도록 강제하는 형태가 논의되고 있다”면서 “지금도 유사한 제도를 운영 중인데 이런 시설을 확대해서 좀 더 많은 위험 대상자들이 생활할 수 있도록 진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2일 서울동부보호관찰소를 방문했던 박 장관은 “각 보호관찰소당 1~2명 수준인 고위험대상자의 선택과 집중에 따른 관리시스템 시행 필요성을 느꼈다”면서 “대상자의 범행 전 및 범행 당시 외출금지 제한위반 패턴이 동일해 특별히 주목해야할 점이 있음에도 관행적인 업무처리로 대응한 측면도 발견했다”고 언급했다.

이밖에도 Δ대상자의 고위험 정보에 대한 교도소와 보호관찰소간 정보공유 부족 Δ보호관찰위반 내용 관련 보호관찰소내 직원 간의 소통 부족 Δ보호관찰 특사경 제도 관련 업무지침과 매뉴얼 준비·숙지 부족 Δ경찰 공조시스템의 비(非)제도화를 강윤성 사건의 원인으로 꼽았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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