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위드 코로나’는 어떤 모습일까…“마스크 착용은 ‘최후의 보루’”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9월 1일 21시 3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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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신규 확진자가 1372명 발생한 31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역광장에 마련된 코로나19 임시 선별진료소를 찾은 시민들이 검체검사를 받기 위해 줄을 서 있다. 2021.8.31/뉴스1 © News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신규 확진자가 1372명 발생한 31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역광장에 마련된 코로나19 임시 선별진료소를 찾은 시민들이 검체검사를 받기 위해 줄을 서 있다. 2021.8.31/뉴스1 © News1
인도발 ‘델타 변이’ 등 다양한 변이 바이러스가 등장하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지구상에서 사라지는 것은 기대하기 어려워졌다. 코로나와 함께 살아가는 이른바 ‘위드(with) 코로나’는 필수가 됐다. 전문가 제언을 토대로 한국형 위드 코로나가 어떤 모습이 되어야 할지 전망했다.

● 축구장 ‘만원 관중’ 가능…그래도 마스크 써야
지난달 15일(현지 시간) 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 손흥민(29·토트넘)의 결승골에 환호성을 터트린 6만 관중은 마스크를 쓰지 않고, 띄어 앉지도 않았다. 입장 전에 백신 접종 완료나 코로나19 검사 결과(음성)만 인증했다. 지금 한국 상황에서는 비현실적으로 보이지만 우리에게도 다가올 ‘가까운 미래’다.

전문가들이 말하는 위드 코로나의 기본 개념은 인원과 시간 등 물리적 거리 두기가 사라지는 것이다. 최재욱 고려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예방접종 완료자는 스포츠 경기장이나 종교 시설 등을 제한 없이 입장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식당과 카페도 마찬가지다. 오후 9시나 10시 등 운영 시간 제약은 없어진다. 접종 완료자라면 모임 가능한 인원 수에도 제한을 없애는 방향이 유력하다.

우리와 영국의 차이점은 마스크 착용이 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 국민들이 상대적으로 마스크 착용에 대한 거부감이 적은 만큼 ‘방역 최후의 보루’로 마스크 착용을 남기자고 말하는 전문가들이 많다. 다만 실내와 밀집된 실외에서만 마스크를 쓰고, 밀집하지 않은 실외에서는 마스크 착용도 해제하자는 게 중론이다.

김윤 서울대 의대 의료관리학과 교수는 유명무실화되는 거리 두기에 대해 “위중증 환자가 급증할 경우 일시적으로 가동할 수 있는 만큼 일종의 안전장치로 남겨두자”고 했다.

● “추석 방역 완화가 ‘위드 코로나’ 시작”
국내 코로나19 백신 1차 접종률이 56.5%를 넘어선 31일 서울 서대문구 백신접종센터를 찾은 시민들이 화이자 백신을 접종하고 있다. 2021.8.31/뉴스1 © News1
국내 코로나19 백신 1차 접종률이 56.5%를 넘어선 31일 서울 서대문구 백신접종센터를 찾은 시민들이 화이자 백신을 접종하고 있다. 2021.8.31/뉴스1 © News1
위드 코로나 시행의 시작 시점에 대해선 전문가마다 의견이 다르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성인 80% 접종 완료’를 위드 코로나의 시행 조건이라 밝혔다. 접종 목표상 10월 말 달성 가능한 수치다. 반면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다가올 추석 연휴(18~22일)에 방역 조치를 일부 완화한다면 이를 위드 코로나의 ‘조심스러운 시작’으로 볼 수 있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점진적인 변화’를 강조하고 있다. 지난달 27일(현지 시간) “코로나19를 ‘사회적으로 중대한 질병’으로 지정하는 조치를 종료한다”고 발표한 덴마크 보건당국은 올 3월부터 위드 코로나 전환을 준비했다. 학교 등교 확대부터 시작해 야외 식사 허용, 실내 식사 허용 등 4단계에 걸쳐 방역을 꾸준히 완화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위드 코로나를 선언한 싱가포르도 아직은 5인 모임만 가능하다”며 “4명에서 6명, 오후 9시에서 10시 등으로 거리 두기를 차츰 완화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첨단 IT 환경 적극 활용한 확진자 관리
위드 코로나는 확진자 억제를 포기하는 것이 아니다. 물리적 거리 두기를 하지 않는다면, 코로나19 전파를 막는 유일한 방법은 접촉자를 빨리 찾아내 검사하고 격리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앞으로 접촉자 확인에 한국의 정보기술(IT)을 활용하자는 의견이 나온다. 홍윤철 서울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앱)이 확진자 접촉 여부를 이용자에게 알려 주면 개인이 알아서 검사 후 격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방역당국 대신 ‘셀프 역학조사’를 하는 셈이다. 이런 어플은 이미 국내에도 출시돼 있다. 영국은 이미 QR코드를 활용해 셀프 역학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생활치료센터로 쓰이는 전국 87곳(1일 0시 기준) 시설을 정상화하기 위해 경증·무증상 환자의 자가 치료도 필수적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경기도는 이미 자가 치료를 시범 운영하고 있다. 또 효과적인 코로나19 경구용(먹는) 치료제 개발이 위드 코로나의 선행 조건이라고 지적하는 주장도 적지 않았다.

이지운 기자 easy@donga.com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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