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 건너면 안돼요” 참사 막은 의인 자녀 나란히 경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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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8월 25일 11시 1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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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경찰청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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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가을 제9호 태풍 ‘마이삭’이 강타했을 때 강원 평창에서 송정교가 붕괴되기 직전 차량 통행을 저지해 인명 피해를 막은 주민의 자녀 2명이 나란히 경찰관에 임용됐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강원경찰청 페이스북에 따르면, 올 4월 박근민(28)·박미리(26) 순경이 305기 신임 순경으로 평창경찰서에 배치됐다.

강원경찰청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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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경찰관은 일명 ‘송정교 의인’ 박광진 씨(59)의 자녀다. 이들이 경찰관이라는 꿈을 갖게 된 데에는 아버지의 영향이 컸다.

주변의 어려움을 보고 지나치지 않았던 아버지의 모습을 보며 자란 남매는 1년여간 노량진에서 공부한 끝에 지역을 지키는 경찰관이 됐다.

강원경찰청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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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생 박미리 순경은 1차 필기시험에 먼저 합격하고도 2차 면접시험에서 한 번의 고배를 마셨지만 마침내 오빠와 함께 동시에 합격했다. 남매가 동시에 경찰 시험에 합격해 같은 초임지로 발령받는 것도 흔치 않은 일이다.

오빠 박근민 순경은 강원일보에 “아버지께서 인명 피해를 막으신 이후 항상 인터뷰에서 ‘당연한 일을 한 것’이라고 말씀하셨다”며 “아버지의 ‘당연한 일’을 잇는 경찰관이 되겠다”라고 밝혔다.

박미리 순경은 “어느 날 지하철에서 난처한 상황에 놓인 여성분을 도와 경찰에 인계한 적이 있었다”며 “이 같은 경험이 쌓여 경찰이라는 직업이 나에게 맞는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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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박 씨는 지난해 9월 3일 오전 7시 28분경 진부면 하진부리 시가지와 송정리를 연결하는 송정교(길이 150m·폭 8m)가 붕괴될 조짐을 보이자 다리 끝에 서서 다가오는 승용차를 향해 필사적으로 손을 흔들어 인명피해를 막았다. 그리고 약 30초 뒤 다리 중간 부분이 폭삭 주저앉았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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