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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사회

“스텔스기 반대 일당 北지령문에 ‘정치인 등 60명 포섭’ 담겨”

입력 2021-08-07 03:00업데이트 2021-08-09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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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지령문 저장된 USB 확보
스텔스전투기 F-35A.사진공동취재단
스텔스전투기 F-35A 도입 반대 운동을 한 충북 청주지역 활동가들의 자택 등에서 발견된 휴대용 저장장치(USB메모리)에는 ‘지역 정치인이나 노동·시민단체 인사 총 60여 명을 포섭하라’는 내용의 북한 지령문이 담긴 것으로 6일 밝혀졌다.

국가정보원과 경찰은 올해 5월 청주지역 활동가 A 씨 등 4명의 자택에서 은박지와 비닐 봉투 등으로 여러 겹 밀봉돼 이불 속에 숨겨진 USB메모리를 확보했다. 이 USB메모리에서 최근 4년여간 북한 대남공작 부서인 문화교류국(옛 225국)과 피의자들이 주고받은 ‘지령문’과 ‘보고문’이 80건 넘게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지령문에는 북한 문화교류국이 국내에 북한 사상을 확산시키기 위한 구체적인 지시들이 담겼다. 충북 지역의 정치인, 청년, 농민, 노동자, 시민단체 인사 등 60여 명을 포섭해 북한 체제의 정당성을 선전하고 F-35A 도입 반대 운동을 벌이게 하라는 내용인 것으로 전해졌다.

공안당국은 이들 일당이 이 지령에 따라 ‘자주통일충북동지회’를 조직한 것으로 보고 있다. 국정원 등은 이처럼 이들이 북한 공작원의 지령을 구체적으로 이행한 증거들을 확보해 간첩죄로 불리는 국가보안법상 목적수행 혐의 등을 적용했다.

이들은 또 옛 통합진보당 출신 인사들이 합류한 민중민주당(민중당)의 내부 동향과 4·15총선을 앞두고 언론에 공개되지 않는 정치권 정보 등도 북한 측에 보고해 달라는 지시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인터넷 매체 대표인 B 씨는 지난해 5월 민중당 충북도당위원장 출마를 선언하기도 했다.

A 씨 등은 공안당국이 참고인 조사를 벌이자 이 사실을 텔레그램 문자메시지 등으로 공유하며 증거인멸도 시도했다. 이들은 사용하던 휴대전화를 새것으로 바꿔 연락을 취하기도 했다. 국정원 등은 2일 청주지법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서 “수사 과정에서 증거를 인멸하려 했다”며 구속 필요성을 강조했고, 법원도 “도주 및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며 3명에게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하지만 A 씨 등 4명 측 변호인은 “피의자가 없는 상태에서 일부 압수수색이 이뤄졌고 USB메모리의 주인이 누군지도 확인이 안 됐다”고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신희철 기자 hcshin@donga.com
고도예 기자 ye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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