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고 살게 해달라”… 자영업자 심야의 경적

이소정 기자 입력 2021-07-16 03:00수정 2021-07-16 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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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도심 700대 모여 차량 시위
“거리두기 4단계에 생존대책 요구
정부는 우리와 대화조차 하지 않아”
경찰 “불법집회땐 원칙대로 조치”

“정말 먹고살자고 나왔어요. 먹고살자고.”

14일 서울 종로구 혜화역 인근에서 진행된 차량 시위에 참여한 송모 씨(52)는 운전석 핸들을 꼭 쥔 채 기자에게 이렇게 말했다. 이날 차량 시위는 전국자영업자 비상대책위원회(자영업자 비대위)가 정부에 ‘거리 두기 4단계’ 조치 관련 대책을 촉구하기 위해 추진한 것이었다.

경기 의왕시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송 씨가 전날 벌어들인 하루 매출은 20만 원. 그동안 7년간 장사를 해왔지만 아무리 수입이 적은 날에도 최소 60만∼70만 원은 벌었다고 한다. 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아르바이트생을 두 명에서 한 명으로 줄이고 대출도 3000만 원 이상 받았다”며 “내년에 최저임금까지 오르면 더 이상 버틸 수 없어 나왔는데, 이렇게 많은 경찰이 동원돼 차량 집회까지 막는 걸 보니 가슴이 들끓는다”고 토로했다.

자영업자 비대위는 14일 오후 11시 30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공원 일대에서 거리 두기 4단계 격상에 항의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김기홍 자영업자 비대위 공동대표는 “제발 살려달라고 1년 6개월을 빌고 또 빌었는데 정부는 우리와 대화조차 하고 있지 않다”며 “시간 규제, 인원 제한을 철폐하고 지난해 방역 조치로 인한 손실 보상을 조급히 소급해서 해달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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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15분여간의 기자회견을 마친 뒤 차량 시위를 위해 혜화역 일대로 향했다. 자영업자 비대위는 당초 광화문 일대에서 1인 차량 시위를 진행할 예정이었지만 여의도와 광화문 일대에 25개 검문소가 운영되면서 장소가 변경됐다. 주최 측 추산에 따르면 차량 행진에 700대 정도가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시위 참가자들은 다음 날 오전 1시경 일제히 차량 경적을 울린 후 해산했다.

자영업자 비대위는 16일까지 도심 차량 시위를 이어갈 계획이다. 김 대표는 “여의도, 광화문, 강남 등 서울 도심이나 인천시청, 경기도청 중 한 곳에서 약 1000대의 차량이 모이는 시위를 이어갈 것”이라며 “16일 오후 1시에는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차량 시위를 열어 국무총리와의 간담회를 요구하고 질의서를 제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차량 수십 대가 대열을 이뤄 시위를 진행한 것을 정식 집회로 볼 수 있는지에 대해 법리 검토를 하고 있다.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14일 집회에서는 별다른 물리적 충돌이 없었고 입건된 사람도 없었다”며 “다만 불법 집회로 판단될 경우 원칙대로 조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소정 기자 sojee@donga.com
#자영업자#거리두기 4단계#차량시위#생존대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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