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와줘” 쪽지 남긴채 떠난 고교생…‘한 풀어달라’ 눈물의 청원

김혜린 동아닷컴 기자 입력 2021-07-06 13:04수정 2021-07-06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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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 청와대 청원게시판에 진상규명 요구
사진=Gettyimagesbank
최근 강원도의 한 기숙형 고등학교에서 “도와줘”라는 쪽지를 남긴 채 극단적 선택을 한 1학년 학생의 부모가 "철저한 조사와 진상 규명으로 억울함을 풀어달라"는 국민청원을 올렸다.

지난 5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열일곱 꽃다운 나이에 죽음을 택할 수밖에 없었던 아들의 억울함을 풀어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이 게재됐다.

숨진 학생의 부모라고 밝힌 청원인은 “지난 6월 27일 양구의 한 기숙형 고등학교에서 사랑하는 저의 둘째아들이 투신해 사망에 이르렀다”며 “학교 측에서는 사망 직후 학교폭력과는 관계가 없다고 주장했지만 친구들의 증언에 따르면 명백한 사이버 폭력 및 집단 따돌림 그리고 교사의 무관심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사건이었다”고 주장했다.

청원인은 “사소한 오해에서 비롯된 일로 친구들은 저희 아이를 저격하는 글을 인터넷에 유포했고, 동시에 기숙학교 내 모든 학생들이 알도록 소문을 냈다”며 “24시간 함께 생활하는 기숙학교의 특성상 눈을 떠서 자기 전까지 저희 아들은 소위 은따(은근히 따돌림)를 당하며 홀로 견뎌야 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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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특히 가슴 아픈 사실은 사건 2주 전에 저희 아들은 자해를 시도했다. 이 사실을 우연히 알게 된 선배가 본인의 반 담임교사에게 저희 아이와 또다른 자해를 시도하는 친구들이 있다는 사실을 분명히 알렸음에도 저희 아들 담임교사에게는 물론 부모인 저에게도 그 사실을 전해주지 않았다”며 “또한 사건 발생 하루 전 있었던 담임교사와의 상담에서도 그간의 힘들었던 점을 어렵게 털어놓았으나 담임교사의 부적절한 대처로 결국 ‘투신’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도록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2주전 그날 자해를 시도했던 사실을 담임 혹은 부모인 저에게 알려만 주었더라도, 혹은 하루 전 담임교사가 상담 후 부모와 전화 한 통만 했더라도 저희 아이는 지금 하늘나라가 아닌 저희 곁에 있었을 것”이라며 분노했다.

청원인은 “이번 사건의 근본적인 원인은 인간관계에서 발생하는 극심한 갈등을 방치하는 교내문화와 그것에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않는 학교의 부작위”라며 “사건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진상 규명으로 아들의 억울함을 반드시 풀어달라”고 호소했다.

1만8200여 명의 동의를 얻은 해당 청원은 사전 동의 100명 기준을 충족해 공개를 앞두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A 군은 자신이 다니던 고등학교 4층 건물 옥상에서 추락해 숨졌다. A 군의 부모는 지난달 30일 학교 측에 해당 사건을 학교 폭력으로 신고했다. 학교 측은 학생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이는 등 실태 파악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으로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한 경우 자살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 전화하면 24시간 전문가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김혜린 동아닷컴 기자 sinnala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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