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화재사고’ 엄마 선처한 판사…“치료중인 큰아들 돌봐라”

뉴스1 입력 2021-06-16 11:14수정 2021-06-16 11:15
공유하기뉴스듣기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화재사고 직후 인천시 미추홀구 ‘라면형제’의 모교에는 숨진 동생을 추모하는 행사가 열렸다./뉴스1 © News1
 법원이 화재사고로 아들의 목숨을 잃게 한 ‘라면형제’의 친모에게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아직도 치료를 받고 있는 큰아들을 돌봐야 하는 사정을 참작, 가정생활에 성실히 책임을 다할 것을 조건으로 달았다.

인천지법 형사2단독 이연진 판사는 아동복지법위반(아동유기 및 방임) 혐의로 기소된 A씨(31·여)에게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고 14일 밝혔다.

또 보호관찰을 받을 것과 40시간의 아동학대치료강의 수강도 명했다.

이 판사는 방임으로 인해 화재사고가 발생해 형제 중 동생이 목숨을 잃어 피해가 큰 사고가 발생했으나, 남은 형을 적극적으로 돌보기 위해 다짐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해 A씨를 선처했다.

주요기사
이로써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하되, 재범 방지와 양육 태도 개선을 돕기 위해 특별준수사항을 부과했다.

‘직업훈련 등 학과교육 또는 성행개선을 위한 교육, 치료 및 처우 프로그램에 관한 보호관찰 지시를 따를 것’과 ‘정당한 수입원으로 생활함을 증명할 자료를 보호관찰관에게 제출할 것’, ‘가족 부양 등 가정생활에 성실히 책임을 이행할 것’ 등이다.

재판부는 “보호자로서 제공해야 할 영양섭취, 실내 청소 등 기본적인 관리가 이뤄지지 않았고, 방임으로 인해 화재사고가 발생했다”며 “다만 홀로 피해자들을 양육하면서 정신적 어려움이 적지 않았다고 판단되고, 이 사건 이후 잘못을 반성하면서 양육 태도 개선을 위해 노력을 다짐하고 있는 점 등을 참작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

A씨는 지난해 9월14일 오전 3시53분부터 오전 11시43분까지 인천시 미추홀구 한 다세대주택 주거지에서 초등학생 형제인 B군(9)과 C군(8)만 두고 약 7시간50분간 방임해 주거지 등 주택에 불이 나도록 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당시 지인 집에 방문하기 위해 형제만 두고 외출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B군의 경우 2018년 7월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진단을 받고 약물을 복용 중인데다, 평소 가스레인지에 찌개를 데우거나 라면을 끓이고, 불장난을 한 적도 있어 보호와 감독이 필요했음에도 방임해 사고가 나도록 한 것으로 조사됐다.

B군은 A씨가 집을 비운 당시 동생인 C군과 함께 주거지에 머물면서 휴지와 햄버거 봉지에 불을 붙여 주거지를 비롯해 건물 전체에 불이 나도록 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불로 C군은 치료를 받던 도중 사고 37일만에 끝내 숨졌으며, B군은 전신에 40%가량 화상을 입고 치료를 받고 있다.

A씨는 이 사건 이전인 지난 2020년 8월28일부터 그해 9월13일까지 총 10차례에 걸쳐 지인 집을 방문한다는 이유 등으로 형제만 집에 두고 방임한 혐의도 확인돼 함께 기소됐다.

A씨는 보름여 동안 이틀에 하루꼴로 짧게는 4시간 길게는 40시간까지 형제만 집에 두고 방임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2014년 11월 남편이 가출해 형제를 홀로 양육해오다가이 사건 이전에도 형제를 방임한 혐의로 검찰에 넘겨져 2020년 8월27일 법원으로부터 보호처분을 받은 바 있음에도, 또 다시 방임 행위를 이어가다가 사고를 낸 것으로 확인됐다.

사고는 당시 어머니가 집을 비운 사이 형제 단둘이 끼니를 해결하려다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고, 그 음식이 ‘라면’으로 전해지면서 초등생 형제는 ‘라면 형제’로 불렸다.

(인천=뉴스1)
0 개의 기사의견이 있습니다.댓글쓰기 Copyright ⓒ 동아일보 & donga.com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기사 의견 0개의 기사의견이 있습니다.
동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