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20대 직원 2만명 ‘화이자 예약 성공’ 해프닝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6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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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부속의원 의료인 올리다가 일반 직원 명단까지 실수로 넣어
당국 “전원 취소”… 관리 허술 지적

화이자 백신. 뉴시스
화이자 백신. 뉴시스
‘삼성전자에 다니는 20대 직원은 백신 접종 예약이 가능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우선 접종 대상자 가운데 30세 미만 사전예약이 시작된 7일 일부 직장인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나돈 글이다. 실제로 이날 오전부터 인터넷에는 “백신 접종 예약에 성공했다”는 성공담과 함께 예약 완료 사실을 캡처한 ‘인증사진’이 연이어 올라왔다. 주로 삼성전자, LG전자, 포스코 등 주요 대기업에 다니는 20대 직원이었다.

이날은 보건의료인, 유치원 어린이집 초등학교(1, 2학년) 교사, 경찰 소방 등 사회필수인력 가운데 30세 미만의 화이자 접종 사전예약이 시작된 날이다. 대기업 직원은 우선 접종 대상이 아니다. 알고 보니 방역당국의 실수로 대상이 아닌 이들이 예약에 성공한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가 일부 대기업 사업장의 부속 병의원 종사자(보건의료인)를 접종 대상자로 입력하는 과정에서 실수로 해당 사업장 종사자를 통째로 등록한 것이다. 예를 들어 삼성전자 공장에 있는 사내 병원 30세 미만 종사자들을 등록하다가 삼성전자 내 전체 30세 미만 종사자를 접종 대상자로 등록한 것이다.

몇몇 직원들이 우연히 백신 예약 시스템에 들어갔다가 이를 확인하고 직장인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알렸다. 부속 병의원이 있는 기업은 주로 대기업인 데다 전자, 철강 등 공장이 있는 기업이 많다. 이 때문에 “국가 기간산업의 종사자는 우선 접종 대상인 ‘사회필수인력’으로 포함된 것 같다”는 추측까지 돌았다. 이날 혹시나 예약을 시도했다가 성공한 20대 대기업 직원은 2만 명에 달했다.

방역당국은 이날 해명자료를 내고 “대상자가 아닌데 예약을 완료한 사람들은 예약을 취소하고, 문자로 취소 내용을 안내할 것”이라고 밝혔다. 방역당국 관계자는 “명백한 정부 실수”라며 “혼란이 발생하지 않도록 명단 등록에 각별히 유의하겠다”고 말했다.

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대기업#화이자 예약 성공#해프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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