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통합형 수능 실시… 이과생 표준점수 올라 대학 선택권 넓어져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5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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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4월 전국연합학력평가 점수 분석
문-이과 구분 없이 수학 공통 출제… 수학 격차 커지면서 이과생 유리
자연계열로 건국대 지원가능 점수… 인문계열 교차지원땐 고대 합격권

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은 국어와 수학 영역이 ‘공통과목+선택과목’ 형태로 출제돼 문과생이 점수에서 불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3월 서울 강남구 한 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이 전국연합학력평가를 치르는 모습. 동아일보DB
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은 국어와 수학 영역이 ‘공통과목+선택과목’ 형태로 출제돼 문과생이 점수에서 불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3월 서울 강남구 한 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이 전국연합학력평가를 치르는 모습. 동아일보DB
11월 18일 치러질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은 지난해까지와 다른 ‘확 바뀐’ 수능이 될 것으로 보인다. 문·이과 계열 구분 없이, 국어와 수학 영역이 ‘공통과목+선택과목’으로 출제되는 ‘통합형’ 수능으로 치러지기 때문이다. 예컨대 수학은 지난해까지는 문·이과용 수능 문제지 자체가 다르고 점수도 따로 냈지만 올해는 그렇지 않다. 이 때문에 수험생들은 이런 변화가 입시에 어떤 영향을 줄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19일 종로학원하늘교육에 따르면 이런 수능에서는 문과생이 불리할 것으로 보인다. 종로학원하늘교육이 올 3, 4월에 치러진 전국연합학력평가 점수를 분석했더니 두 모의고사에서 모두 이과생의 표준점수가 높게 나타났기 때문이다. 특히 수학에서 격차가 컸다. 현재 수능 체제에서는 문·이과 구분을 없앤다는 계획이지만 여전히 고교에서는 사실상 문·이과 구분이 남아 있다. 특히 수학에서는 선택과목 중 확률과 통계를 선택하면 문과, 미적분이나 기하를 택하면 이과로 본다.

○문과생 수능 점수에서 불리

이런 상황에서 이과생의 표준점수가 올라가다 보니 대학의 자연계열 학과 정시모집 지원 가능점수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반대로 문과생의 점수는 낮아지다 보니 인문·사회계열 합격점수는 하락할 것으로 분석됐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다시 말해 자연계열 학과를 선택하면 건국대나 서울시립대에 갈 정도의 점수가 인문계열로 교차 지원하면 상대적 우위가 있어 고려대나 연세대 합격도 가능하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앞서 3, 4월 모의고사에서는 문과생이 이과생에 비해 수학 평균점수가 20점 이상 뒤처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수학은 100점 만점 중 공통과목이 74점, 선택과목이 26점이다.

3월 학력평가에서 확률과 통계 선택자의 평균점수는 30.5점으로 미적분(50.6점)과 기하(44.1점)를 선택한 학생들에 비해 최대 20.1점 낮았다. 4월에는 그 격차가 21.5점까지 벌어졌다. 확률과 통계는 평균 36.0점, 미적분 57.5점, 기하 50.0점이었다.

수험생 3304명을 표본으로 등급대별로 살펴봐도 상위권에는 이과생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3월 학력평가에서 1등급 중 이과생(미적분, 기하 선택자)은 92.5%, 문과생은 7.5%였다. 이과생은 2등급에서도 79.0%, 3등급에서도 58.3%로 문과생보다 많았다. 4월 학력평가에서는 그 비율이 다소 줄었지만 여전히 이과생이 1, 2등급에서 각각 82.0%, 75.6%를 차지했다.

같은 원점수 100점을 맞더라도 이과생의 표준점수가 높게 나타나는 것으로 추정된다. 3월 학력평가에서 확률과 통계 선택자의 표준점수는 150점인 반면 미적분 선택자는 157점, 기하는 152점이었다. 임 대표는 “확률과 통계에서 실력이 저조한 학생은 낮은 점수를 받더라도 미적분을 선택해 표준점수를 높이는 전략을 고려해볼 수도 있다”고 했다. 실제로 확률과 통계 선택자는 3월에 60.5%에서 4월에 59.0%로 낮아졌고, 미적분은 33.6%에서 34.6%로 올라갔다.

○교차 지원 시 합격 가능 대학권 바뀔 듯

정시에서는 대부분의 대학이 이과생의 인문계열 교차 지원을 제한하지 않는다. 올해 수능에서 이과생은 표준점수가 높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교차 지원 전략을 잘 쓰면 상향 지원 및 합격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종로학원하늘교육이 3월 학력평가를 기준으로 추정한 결과에 따르면 건국대 미래에너지공학과에 합격 가능한 점수는 인문계열로 교차 지원할 경우 고려대 통계학과나 연세대 응용통계학과도 합격이 가능하다. 동국대 통계학과에 합격 가능한 점수는 한양대 행정학과도 가능하다.

반면 올해 일부 문과생은 수시모집에서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하기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가뜩이나 이과생보다 등급도 낮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상위권 대학 중에는 인문계열의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자연계열보다 높게 잡은 곳들이 있어서다. 고려대의 경우 학생부종합전형의 인문계열 수능 최저학력기준이 인문계열은 4개 등급 합이 7이지만 자연계열은 8이다.

인문계열에서 수시 미충원 인원이 늘어나면 정시모집 선발 인원이 늘어날 수도 있다. 이 역시 인문계열로 교차 지원하는 이과생에게 호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수능#이과생 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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