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접종 여부에…음성·양성 극명하게 갈렸다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4월 30일 13시 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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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속하게 자체 항원키트를 활용한 덕분에 확산을 막을 수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백신 접종자는 음성, 접종받지 않은 사람은 양성으로 나타났습니다”.

29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무더기로 나온 대전 유성구의 한 요양원의 초기 대응과 검사 결과를 둘러싸고 나오고 있는 얘기다

30일 대전시에 따르면 유성구의 한 요양원에서 29일 종사자 27명과 입소자 38명 등 65명에 대한 코로나19 진단검사 결과, 종사자 1명과 입소자 17명 등 18명이 양성판정을 받았다.

감염은 확진자와 접촉한 70대 여성(대전 1645번)과 관련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 여성은 이달 14일 서울 중랑구의 확진자와 접촉 후 18일 이 요양원 입소자인 남편이 위독해지자 시설 책임자의 허가를 받고 면회했다. 방역당국은 이 여성에 의해 남편 병실에 함께 입원해 있던 다른 4명의 입소자에게 전파됐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곳에서 집단 감염을 처음 포착한 것은 바로 신속항원키트 덕분이었다.

요양원 측은 28일 입소자 5명이 코로나19 의심 증상을 보이자 자체적으로 구입해 놓았던 신속항원키트로 자가 검사한 결과 3명에서 양성소견이 나오자 즉시 대전시에 통보했다. 이에 따라 대전시 신속대응팀은 입소자와 종사자 전원에 대한 검사를 실시한 결과 29일 늦게 18명이 감염된 것을 확인한 것. 연령대는 60대 1명, 70대 2명, 80대 8명, 90대 7명 등 대부분 고령자다.

정해교 대전시 보건복지국장은 “요양원은 주 1회 유전자증폭(PCR)검사를 정기적으로 실시하고 있어 이 요양원은 5월 초경 검사 예정이었다”며 “자체 구입한 항원키트로 초기에 신속하게 감염의심을 포착해 더 큰 확산을 막을 수 있었던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백신을 접종받은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과의 검사 결과도 극명하게 갈렸다.

이 요양원에서는 지난 2월 26일부터 이달 13일까지 3차례에 걸쳐 종사자와 입소자 등 모두 43명이 백신을 접종받았다. 종사자 2명과 입소자 21명은 접종을 받지 않은 상태.

그 결과 29일 검사에서 접종받은 종사자 26명 전원은 음성으로 판명됐다. 확진자로 판명된 종사자 1명은 접종받지 않은 2명 중 한 명이다. 또 양성판정을 받은 입소자 17명도 대부분 접종받지 않았거나 항체형성 기간인 3주 이내 접종자인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같은 병실에 있던 70대 부부 중 양성 판정을 받은 아내는 백신을 접종받지 않았고, 음성판정을 받은 남편은 백신을 접종 받았다.

이기진기자 doyo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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