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윤의 ‘수사심의위’ 소집요청, 회심의 카드일까 자충수 될까

이태훈 기자 입력 2021-04-23 12:11수정 2021-04-23 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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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동아일보 DB.
문재인 정부 마지막 검찰총장을 임명하는 절차가 29일 검찰총장후보추천위원회 개최로 윤곽을 드러낸 가운데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불법 출국금지 의혹 수사를 중단시킨 혐의를 받는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자신의 기소 여부 적절성을 판단 받겠다며 요청한 수사심의위원회가 향후 인선의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사실상 이 지검장의 기소 여부를 결정하게 될 수사심의위 결과에 따라 총장 인선 구도가 크게 요동칠 수 있기 때문이다.

외부 전문가들로 구성되는 수사심의위가 총장후보추천위가 열리는 29일 이후에 개최된다면 일단 검찰의 기소 전까지 시간을 벌어야 하는 처지인 이 지검장에게 유리한 구도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경우 총장후보추천위가 열리기 전까지 이 지검장은 기소된 것도 아니고, 수사심위위로부터 ‘기소 권고’가 내려진 것도 아니기 때문에 총장 후보에 포함되는 법적인 장애는 없는 셈이 된다.

이 지검장이 법무부 장관에게 올라가는 3, 4인 유력 후보에 포함되거나 문 대통령이 최종 후보자로 지명한 상황에서 검찰이 이 지검장을 기소하는 데 있어 부담이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도 검찰이 마음먹기에 따라 이 지검장 기소는 얼마든지 가능하지만 국회 인사청문회에 서야 하는 총장 후보자가 기소되는 이 시나리오는 검찰이나 문 대통령 모두에게 큰 부담이 아닐 수 없다. 이 지검장이 차기 총장 후보가 되는 절차가 진행되면 될수록 이 지검장을 기소하기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29일 총장후보추천위 후보 명단에 이 지검장이 포함된 상태에서 29일 이후 열린 수사심의위의 결론이 ‘기소 권고’로 나온다면 이 지검장은 국회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기소되는 불리는 상황을 맞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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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에 수사심의위가 29일 총장후보추천위 개최 이전에 열리고 심의 결과가 ‘기소 권고’로 나올 경우 이 지검장을 기소하려고 하는 검찰로서는 모든 부담을 덜고 곧바로 기소할 수 있게 된다. 차기 총장 지명을 향한 최종 관문을 앞둔 이 지검장에게는 자동 탈락할 수밖에 없는 결정적 흠결이 발생하게 되는 것으로 가장 피하고 싶은 경우의 수라고 볼 수 있다.

수사심의위가 29일 전에 열려도 ‘불기소 권고’ 결론이 나온다면 이 지검장에게는 오히려 호재가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진행된 검찰 수사 분위기를 보면 수원지검 수사팀(팀장 이정섭 부장검사)이 이 지검장의 혐의를 뒷받침하는 진술과 증거를 다수 확보한 것으로 알려져 수사심위위에서 이 지검장에게 유리한 결과가 나온다고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 지검장이 22일 수사심의위 소집 요청을 한 직후 이번 수사를 일선에서 지휘하고 있는 오인서 수원고검장이 중간 절차 없이 곧바로 수사심의위를 구성해 달라고 대검에 요청한 것도 이 지검장 기소를 자신하고 있는 수사팀 분위기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박 장관은 23일 차기 총장 인선에서 ‘대통령의 국정철학에 대한 상관성’을 중점적으로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장관은 이날 출근길에 “차기 총장 후보군 추천과 관련해 어떤 부분을 중점적으로 볼 것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검찰총장은 대통령이 임명하게 돼있으니까 대통령의 국정철학에 대한 상관성이 크다”고 답했다. 임기 말 정권의 각종 법적인 리스크를 관리할 수 있는 충성도 높은 인물에 대한 낙점 가능성을 내비친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과거 문 대통령과 청와대에서 함께 근무한 인연에다 현 정부 들어 검찰 요직을 거치며 중용돼온 이 지검장이 검찰총장 꿈을 향해 던진 수사심의위 소집 요청이 ‘회심의 카드’가 될지, ‘자충수’가 될지 결과가 주목된다.

이태훈 기자 jeff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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