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역 무허가 클럽서 200명 춤판…“우리가 죄인이냐” 항의도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4월 11일 17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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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밤 9시25분쯤 서울 강남의 한 무허가 클럽에서 직원과 손님 등 200여명이 적발됐다. 사진은 당시 클럽 모습 © 뉴스1
10일 밤 9시25분쯤 서울 강남의 한 무허가 클럽에서 직원과 손님 등 200여명이 적발됐다. 사진은 당시 클럽 모습 © 뉴스1
10일 오후 9시 반경 서울 지하철2호선 강남역 인근 한 건물 지하의 A업소.

“수백 명이 모여 춤을 추고 있다”는 신고를 받고 경찰과 구청 관계자 등이 현장에 출동했을 당시, 이 업소는 그야말로 북새통이었다고 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4차 대유행’ 초기 양상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100평 남짓한 지하에서 200명이 넘는 인원이 술을 마시며 춤을 추고 있었다.

해당 업소는 구청에 일반음식점과 살사댄스 교습소로 등록돼있다. 때문에 현장에 있던 시민들은 “무슨 근거로 단속 하느냐” “(춤) 배우러 왔는데 뭔 죄냐”며 항의하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업소 자체가 불법영업인데다 면적당 제한인원을 넘어 감염병예방법 위반이다. 학원이라 쳐도 취식 금지 방역수칙을 어긴 것”이라며 “손님들 모두 과태료 처분을 피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 확진자 다시 느는데 유흥시설 북적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다시 700명 선까지 급증한 8일 서울역 중구임시선별검사소를 찾은 시민들이 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이날 0시 기준으로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700명 늘어 누적 10만7598명이라고 밝혔다. 감염경로를 보면 지역발생이 674명, 해외유입 사례는 26명으로 나타났다. 2021.4.8/뉴스1 (서울=뉴스1)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다시 700명 선까지 급증한 8일 서울역 중구임시선별검사소를 찾은 시민들이 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이날 0시 기준으로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700명 늘어 누적 10만7598명이라고 밝혔다. 감염경로를 보면 지역발생이 674명, 해외유입 사례는 26명으로 나타났다. 2021.4.8/뉴스1 (서울=뉴스1)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7~11일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에서 발생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2178명에 이른다. 닷새 동안 계속해서 400명을 넘어서고 있는 상황. 하지만 시민 수백 명이 적발된 A업소처럼 방역에 역행하는 사례들은 계속 나오고 있다.

해당 업소는 영업 공간 가운데 일부만 일반음식점으로 신고하고 지하 1, 2층 전체를 클럽 형식으로 무허가 운영한 곳이었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업주 A 씨를 식품위생법 및 감염병예방법 위반 등 혐의로 체포하고, 직원과 손님 등 200여 명에게는 감염병예방법 위반 혐의를 적용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당시 업소를 방문해 QR코드 인증을 한 208명 가운데 현재 199명의 신원을 현재 확인한 상태다.

유흥시설 집단감염은 전국적으로 심각한 상황이다. 부산에서는 10, 11일 한 유흥업소 발(發) 확진자가 23명이나 발생했다. 시 관계자는 “현재 부산의 유흥시설 관련 확진자만 이용자 83명과 종사자 68명을 포함 372명”이라며 “12일부터 3주 동안 유흥시설 영업을 전면 금지하는 조치를 내렸다”고 전했다.

전국에서 집단감염이 이어지며 9~11일 코로나19의 전체 신규 확진자는 3일 연속 600명대를 기록했다. 일반적으로 일요일에는 코로나19 검사가 줄어 확진자 수도 감소하는 걸 감안하면 이례적이다. 일요일에 확진자가 600명을 넘어선 건 1월 10일(657명) 이후 13주 만이다.

● 학교와 학원에서도 집단감염

서울과 경기에선 교육기관에서 집단감염이 잇따랐다. 서울시에 따르면 양천구에 있는 B학원에선 7일 수강생 1명이 확진 판정을 받은 뒤 원장 1명과 수강생 5명, 가족과 지인 4명 등 10명이 추가로 확진됐다.

특히 10일 확진된 수강생 5명은 양천구에 있는 같은 초등학교 학생들로 드러났다. 양천구 관계자는 “해당 학원 수강생과 종사자 등 232명을 대상으로 검체 조사를 실시하고, 해당 초교에서도 추가 접촉자가 있는지 파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기 성남에서는 한 초등학교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했다. 경기도에 따르면 성남시 분당구의 C초교에서 지금까지 교사와 학생 등 9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9일 이 학교 1학년 교사가 확진된 뒤 같은 반 학생 27명 가운데 7명이 10일 추가로 감염됐다.

게다가 확진 학생과 교내 축구교실에서 접촉한 다른 반 학생 1명도 확진돼 교내 감염으로 번질 우려까지 낳고 있다. 방역당국 관계자는 “해당 초교 수업은 모두 원격수업으로 전환한 뒤 학생 및 교직원 1283명에 대한 전수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이경진 기자 lkj@donga.com
이소연 기자 always9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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