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수능 성패 수학이 가를 듯…“어렵게 공부해야 유리”

  • 뉴시스
  • 입력 2021년 3월 17일 09시 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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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가원 "진로 따라 과목 선택할 것…유·불리 장담 못해"
수학 영역 선택과목 "이과 상위권 '미적분' 쏠림 전망"
"인문계 다소 불리할 수도…공통과목 변별력 높을 듯"
EBS 연계율 70%→50%…"평소보다 난이도 있게 학습"

올해 고3이 치를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문·이과 통합형으로 치러지게 됨에 따라 수학 영역에서 대입 당락을 좌우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문·이과 계열이 분리됐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다 같이 공통과목을 응시하는데다, 상위권이 몰리는 선택과목은 상대적으로 표준점수가 상향 보정될 가능성이 생겼기 때문이다.

입시전문가들은 EBS 교재 연계율이 축소되고 영어 영역도 교재 지문 등이 직접 출제되지 않기 때문에 올해 평소보다 어렵게 공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17일 교육부와 수능 시행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이 전날 공개한 ‘2022학년도 수능 시행 기본계획’에 따르면, 수학 영역은 가형(이과)과 나형(문과) 구분이 없어지고 ‘확률과 통계’, ‘미적분’, ‘기하’ 중 1개를 선택하게 한다.

공통과목인 수학Ⅰ, 수학Ⅱ는 모든 수험생이 동일한 문제를 풀게 된다. 공통문항은 22문항, 선택과목은 8문항이 출제된다. 선택과목 선택에 따른 대입 유·불리 문제를 줄이기 위해 ‘조정 표준점수’를 산출하게 된다.

상대평가 과목은 원점수가 평균점수로부터 얼마나 떨어졌는지 알 수 있는 표준점수가 성적표에 기재된다. 같은 원점수라도 시험이 어렵게 출제돼 평균이 낮으면 표준점수가 더 높다.

대다수 수험생이 어려운 과목을 피하면서 생기는 ‘쏠림 현상’은 등급에 영향을 미친다. 등급간 비율은 1등급이 상위 누적 4%, 1~2등급이 누적 11%로 고정돼 있다. 수험생이 적은 선택과목에서는 상위 등급을 받기가 보다 어려워진다.

평가원이 지난해 공개한 2022 수능 예시문항에 따르면 학습 내용이 어렵고 분량이 많다고 여겨지는 선택과목을 응시한 수험생 집단의 공통과목 점수가 평균적으로 높을 경우 조정 표준점수가 다른 과목 응시 수험생들에 비해 상향 조정될 수 있다.

강태중 평가원장은 지난 16일 2022 수능 시행계획 발표 기자회견에서 “실제로 어떤 과목을 선택하느냐에 따라서 유리, 불리할 점이 있는지는 그 누구도 장담할 수 없는 사항”이라며 “수험생 입장에서는 진학하려는 대학, 선택하려는 학과나 전공을 고려해 선택하라고 조언하고 싶다”고 취지를 밝혔다.
현장 고교 진학교사인 한상무 전국진학지도협의회 수석대표(논산대건고 교사)는 “이과 학생들은 실력에 따라 ‘미적분’과 ‘기하’를 선택하지만 문과는 선택의 여지가 없어 대다수가 ‘확률과 통계’를 택하고 있다”며 “3학년 인문계 60명 중 경영학과를 지망하는 최상위권 5명 정도가 ‘미적분’을 택하려 한다”고 전했다.

입시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수학이 이번 수능의 당락을 좌우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올해 입시는 수학에서 문·이과 유불리, 선택과목간 지원자 비율, 공통과목, 선택과목에 따른 난이도 차이 등으로 종합적으로 점수 결과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수학 30문제 중 22문제가 공통으로 출제돼 공통과목의 변별력이 높을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반면 국어 영역의 경우 공통 범위인 독서, 문학 영역에서 변별력 있는 문항이 출제돼 왔던 만큼 선택과목의 변별력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과 예측이 어렵다는 반응이 엇갈린다.

국어강사 출신인 이만기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장은 “국어는 선택과목의 변별력이 크게 없고, 어떻게 보면 시험 범위가 감소한 것과 같다”며 “평소대로 독해 연습을 제대로 하면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임 대표는 “국어는 현재까지는 독서 파트가 ‘킬러문항’(상위 등급을 가르는 변별력 있는 문항)으로 간주돼 왔다”면서도 “올해는 공통영역, 선택과목에서 각각 킬러문항이 발생할 것으로 보여진다”고 예측했다.

여기에 EBS 교재에서 직접 출제되는 지문과 내용이 줄어드는 상황을 감안하면, 입시전문가들은 자신의 실력보다 난이도 있게 공부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입을 모은다.

2022 수능에서 EBS 교재 연계율은 종전 70%에서 50%로 줄어든다. 특히 절대평가 방식의 영어 영역에서는 지문을 직접 출제하는 직접연계가 사라지고 소재, 원리가 유사한 간접연계로 바뀐다. EBS 교재 지문과 답안을 직접 외워서 공부하는 방식으로는 문제를 풀기 어렵다는 것이다.

우연철 진학사 평가팀장은 “지금 상황에서는 변수가 많아 수험생 입장에서 유불리를 따질 수 없다”며 “지금 상황에서는 공통과목 위주로 준비를 하고, 영어뿐만 아니라 다른 과목도 평소보다 어렵게 공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허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원점수를 제일 잘 받을 수 있는 과목에 집중하는 것이 유리하다”며 “수학은 이과 최상위권이라면 ‘미적분’이 높은 표준점수 획득에 유리하겠지만 다른 경우는 자신있는 과목을 택하고 다른 탐구과목에 보다 시간을 쏟는 게 전략적으로 유리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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